사천시의회가 정상화됐다. ‘감투싸움’만 벌인지 80일 만에 후반기 의장을 선출했다. 부의장과 상임위원장도 뽑았고 추가경정예산안과 여러 조례안도 의결했다. 이제야 일을 하는 것이다.

7월 4일 새누리당 김현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용석 의원이 출마해 시작된 의장 선거는 파행을 거듭했다.

사천시의회는 12명 의원 중 새누리당이 8명으로 마음만 모아지면 쉽게 결론날 일이었다. 하지만 2명이 당론을 따르지 않으면서 6대 6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여러 차례 본회의가 열렸지만 선거는 치러지지 못했고 시민들의 분노는 ‘다음 선거 때 두고 보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에 달했다.

의장이 뽑힌 지난 21일, 본회의장에는 펼침막이 내걸렸다. 참다못한 이·통장들이 시의회를 압박하기 위해 건 것이다. 규정 상 펼침막은 본회의장에 설치할 수 없지만 막을 수 없었다. 시의회가 이날도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시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주민소환이 추진될 분위기였다.

이런 압박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시의원들은 한 차례 정회 후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싸웠는데 사람은 그대로다.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이 후반기에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왜 싸웠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결국 김 의원과 최 의원 측이 자리를 ‘나눠먹기’로 합의했다는 말이 파다하다. 김 의원 측이 의장·부의장·위원장 한 자리를 맡고, 최 의원 측은 위원장 두 자리를 맡는다는 내용이다. 또 1년 후에는 서로 자리를 바꾸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다. 의장선거 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선거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점, 선거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의원들이 얼버무린 점을 보면 설득력이 있다.

김 의원은 찬성 10표를 얻어 의장에 당선됐다. 줄곧 김 의원은 의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하던 야권(새누리당 의원 2명 포함) 의원들은 왜 입장을 바꿨는지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있다.

한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오늘의 의장단 선거결과는 참 한심할 노릇이다.”고 적었다. 1년 후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시의원들은 입을 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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