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병주 뉴스사천 발행인

얼마 전 사천과 진주 두 지역 상공회의소가 어떻게 하면 두 지자체가 더 상생‧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저도 그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때 들었던 생각을 나눌까 합니다.

상생(相生)! 참 좋은 말입니다. 서로 어울리며 공존해 살아간다는 얘기니까요. 여기에 발전(發展)까지 이룬다는 것은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구성원 서로에게도 도움이 되고 좋다’는 뜻이니, 이를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그러나 진주시가 사천시를 향해 연거푸 날리는 ‘상생 카드’에서 저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조건이 불리하거나 힘이 약한 쪽에서 더 나은 쪽을 향해 ‘상생하자’고 외치는 것이 보통인데, 진주시는 누가 뭐래도 서부경남의 중심도시 아니던가요. 대학만 6개를 둔 교육도시에 나은 정주여건으로 진주에 주소를 두고 인근 지자체로 출퇴근 하는 근로자들이 많습니다. 최근엔 혁신도시까지 들어서 주변 지자체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그런 진주시가 사천시를 향해 상생하자고 외칩니다. 이유는? 어쩌면 빤합니다. 항공우주산업. 사천시가 가진 항공우주산업이란 파이를 나눠 먹자,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상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천과 진주에 항공국가산단이 반반씩 들어서기로 한 마당에 이미 그 파이는 나눠먹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KAI와 그 협력사 구성원들 중 상당수가 진주에 거주하고 있고, 교육과 연구 분야에 있어선 사천보다 앞서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진주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우주항공산업이란 표현까지 만들어내며 마치 우주산업을 선점하는 것인 양 이벤트를 곁들였지요. 지난해 말에 가졌던 진주시-KAI-경상대의 ‘진주지역 우주분야 사업 유치 및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식’이 그것입니다.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발전을 꾀하는 것이 지자체들인 만큼 진주시의 그런 노력을 탓할 순 없습니다. 다만 그럴 거면 상생하자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천에 소재한 KAI나 두원중공업은 이미 위성체나 발사체를 만들며 우주산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천시를 애써 배제하고 자극하며 또 상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입니다.

저는 이날 사천과 진주 두 지자체 사이에 일어났던 몇 가지 사건을 언급하며 허심탄회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상생을 말하기에 앞서 ‘신뢰와 존중’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뒤에 나오는 상생이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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