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로 새보다 사람 먼저 잡겠네!

  바쁜 출근 길. 이런 저런 이유로 출발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일분 일초가 급해집니다. 신호등에 대기하는 시간은 또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아침 저녁이면 진주에서 사천으로 혹은 사천에서 진주로 출퇴근 하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달립니다. 내 차, 앞 차, 뒷 차, 옆 차. 차량의 종류도 가지가지, 차량 색상도 가지가지, 운전자들의 표정도 가지가지. 그렇게 국도 3호선은 가지가지 다양하게 언제나 바쁩니다.

▲ 국도 3호선을 지나가는 차량들

 공군부대 후문을 지나고, 사천공항을 지나고, 통영 고성 가는 길을 지나갑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잘 나가던 차 주변에서 갑자기 '뻥' 하는 폭음이 들려옵니다. "아이구 놀래라!" "혹시 내 차에 펑크가 난건가?" "아님 박치기라도 한건가?" "깜짝 놀랐네!"

 국도 3호선, 33호선을 달리는 운전자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폭음 소리의 실체를 밝혀 드리겠습니다. 어제 오후(7월 22일) 제가 목격하고 찍은 사진입니다. 사천 I.C와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공항이 보이는 부근에서 일어난 상황입니다.

▲ 폭음탄에서 나온 화약 연기가 공중과 제방 주변에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고성 통영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갈까? 아님 사천읍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갈까 생각하며 신호 대기를 하고 있는 순간. 갑자기 엄청난(?) 폭음 소리가 귓가를 때립니다. 순간적으로 놀란 운전자들이 창문을 열고 두리번 두리번 주위를 둘러봅니다. 

"뭐꼬?" "무신 소리고?"

 폭음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니 화약 냄새도 나고, 화약 연기의 흔적도 공중을 가르며 흩날립니다. 사천공항 주변에서 일어나는 버드 스트라이크를 방지하기 위해 공군이 발사한 폭음탄 소리입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새가 구조물에 충돌하는 사고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기차나 차에 충돌할 수도 있지만 주로 비행기와 새가 충돌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가 버드 스트라이크에 가장 취약한 순간입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공항과 활주로가 새들이 서식하기 좋은 습지대이거나 개활지에 들어서 있기 때문에 거의 전쟁 시에 준할 정도로 새를 쫓는 전략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 공항으로 착륙하는 비행기
▲ 새를 쫓아라! 버드 스트라이크를 예방하라!

 새를 쫓는 군인들도, 쫓겨가는 새들도, 영문도 모른 채 폭음탄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운전자들도 괴롭긴 매한가지 입니다. 그래도 이제 폭음탄 소리의 영문이라도 아셨으니 다행이지요!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공항이나 공군부대에서 도로 근처에 안내 표지판이라도 몇 개 세워 준다면 지나는 사람들이 좀 덜 놀랄 텐데... 이런 바람을 갖는 것이 무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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