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없어 도크 비어…재매각 가능성 없어 3월 폐업설

SPP조선 사천조선소의 작업 소음은 이제 들리지 않는다. 일감이 사라졌다. 사천만 해안도로의 조선소 노동자 출근행렬은 볼 수 없다. 각종 자재들과 크레인들은 녹슬어 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주실적이 한 건도 없어 지난 11월 5일 선박의 블록을 최종적으로 조립하는 도크가 비었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SPP조선은 선박 8척의 수주계약을 체결하고도 우리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간 갈등으로 인해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계약이 무산됐다. 올해 초 채권단은 M&A 시장에 회사를 내놓아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인수의사를 밝혔고, 협상이 진행되다가 가격 문제 등으로 매각은 결국 실패했다.

일감이 점점 줄면서 올해 초에는 3200명(본사 인력 600명 포함)까지 직원이 줄었다. 회사는 남아 있던 350명인 본사 직원 가운데 법적소송과 자산매각을 담당하는 직원 등 최소 인력만을 남기고 지난달 말까지 전원 구조조정했다. 빈 원룸과 아파트가 증가했고, 사천읍 등 중심상권과 조선소 인근 상가는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이다.

회사의 운명은 알 수 없다. 채권단은 현재 통영과 고성조선소 등 유휴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순탄치 않다. 사천조선소를 재매각하면 SM그룹이 다시 참여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업계는 SM그룹이 채권단에 이행보증금 반환 관련 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SPP조선을 청산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내년에 결국 청산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2월, 늦어도 3월까지 통영에서 작업 중인 마지막 수주량을 인도하고 나면 사실상 폐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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