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했던 보수진영이 갈라섰다. 새누리당 비박(非朴)계가 분당(分黨)을 선언하고 안식처를 버렸다. 사천남해하동의 여상규 국회의원도 가칭 개혁보수신당에 동참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당을 떠나니 새누리당 소속 도‧시의원 등 지역 정치권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미 인근 진주을 선거구는 도의원과 시의원을 포함해 1000여명의 당원이 새누리당을 떠났다. 4선의 중진인 김재경 의원의 영향력이 사실상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사천은 아직까지 여 의원을 따라 탈당한 인사는 없다. 특히 새누리당 경선을 거쳐 도의회 의장에 당선된 박동식(사천2) 도의원은 고민이 크다. 새누리당 소속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도의회 세력 구도 상 탈당을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자칫 의장 자리 반납을 요구받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다른 지방의원들도 조기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판단을 미루고 있는 분위기다. 이 고민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거취도 주요 변수다.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반 전 총장이 어느 당에 합류해 대선 후보가 되느냐는 자신들의 정치적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대통령이 누가되느냐보다 중요한 건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아직도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지방의원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새누리당이 지역 보수세력의 구심점이 될지, 아니면 개혁보수신당이 유력 대권 후보를 내세워 주도적으로 보수진영을 이끌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대선 전 형성될 이 변화에 따라 도의회나 시의회의 정당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지방의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들의 고민에 자신의 정치철학은 있는지 의문이다. 지역 민심을 살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어떤 선택이 시민들을 위한 길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공천에만 눈이 멀어 기회를 좇아 운신하다보면 AI에 걸린 철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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