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발농게와 흰발농게

저는 광포만에 사는 농게 수컷 입니다. 한쪽 집게 다리는 '여친'과 같은데 다른 한쪽만 유난히 큽니다.  내 여친은  붉은 집게 다리를 번쩍 들어 "내 다리 멋있지?  널 지켜 줄께!  사랑해"라고 속삭였더니 "나두!"하면서 넘어(?)왔습니다.  집게발을 쫙 펼치면 5cm를 넘기도 합니다.

큰 집게 다리가 사실 겉으론 멋져 보이지만 속으론 많이 고달픕니다.  여친 '꼬실' 때, 다른 수컷과 싸우면서 세력 과시할 때 외엔 별 쓸모가 없거든요.  밥은 작은 집게발로 떠 먹습니다. 광포만에서 먹는 밥이 유난히 맛납니다. 깨끗한 곤양천에서 맛난 유기물이 갯벌로 흘러들기 때문이겠지요.

 멋진 집게 다리 보고 싶지 않나요?  광포만으로 오세요! 공짜로 보여드립니다.  

▲ 붉은발농게

▲ 흰발농게

 무리지어 나와 먹이를 먹곤 하는데 서 남해안 갯벌에 간척과 매립이 많이 이루어지는 바람에 요즘은 개체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붉은발농게는 주로 펄 층에 많이 서식합니다. 광포만에는 곤양천 하구 부근 상부 조간대, 조도리 선창 가는 뚝방길 옆에 주로 서식합니다.

흰발농게는 모래 갯벌 부근에 많이 서식합니다. 광포만에는 조도리 산 아래, 갯벌이 산과 인접해 있는 곳에 주로 서식합니다.

흰발농게들이 열을 지어 흰발을 높이 올리는 모습이 마치 국군의 날  흰 장갑을 끼고 손을 높이 드는 군대 사열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동네 주민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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