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주 KAI 매각저지 사천지역시민단체연대회의 전) 집행위원장

박동주 KAI 매각저지 사천지역시민단체연대회의 전) 집행위원장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1997년 IMF 외환위기의 국가적 비상사태 속에서, 기존의 항공3사(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의 무분별한 중복투자를 해소하고, 미래 신성장산업인 항공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범정부적 차원에서1999년 탄생했습니다.

이후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인 국가재정이 투입되었고, 내부적으로 구성원들의 구조조정과 임금동결을 비롯한 각고의 노력으로 새로운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노무현 참여정부 들어서면서 회사재정상황의 회복과 T-50 생산 등으로 명실상부한 항공기 종합개발 회사로서의 면목도 갖추었습니다.

또한 KAI 출범이후 수차례 특정 재벌이 KAI를 헐값에 인수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사천지역민들과 KAI노동자들이 연대해 오늘날까지 대한민국 유일의 항공기 완재기 생산 회사로서의 위치를 지키고 발전해왔습니다.

그런데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는 등 최근 안타까운 일들이 KAI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결탁한 일부 경영진들이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방법으로 KAI를 농단하고 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킨 것입니다. 박근혜정권의 국정농단 사태가 KAI에서 그대로 빼박은 듯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불러온 일부 경영진이 아닌, KAI 구성원 전체에 대한 비난이 봇물 터지듯 일어나고 있습니다. KAI에서 생산된 항공기들에 대해서 침소봉대된 ‘아니면 말고’식의 무차별적 비난이 주를 이룹니다. 제기되고 있는 비난은 철저하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현 사태를 불러온 책임 소재 확인과 처벌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평생을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발전에 몸 바쳐온 다수의 KAI 구성원들에 대한 일방적 매도는 지양되어야 합니다.

그들은 생산 공장에서 해외 납품현장과 선진항공 기술 취득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항공기술 향상을 위해 한 순간도 쉼 없이 달려왔을 뿐입니다. 그들의 노력과 헌신은 마땅히 존중되고 존경받아야 합니다. 그들이 미래성장 신산업인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기반이고 도약의 발판입니다.

KAI이사회는 새 대표에 대한 선출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문재인 정부 또한 새 정부의 항공산업 발전전략에 대한 계획을 조속히 밝혀야 합니다.(지난 방미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트럼프에게 T-50 수출과 관련된 의견을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새 정부의 항공 산업에 대한 의지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래야 KAI와 사천 지역사회의 혼란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겨울 온 국민의 촛불이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인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든 것은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KAI 사태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것도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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