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읍권역에서 야간응급진료 기능을 맡았던 사천성모병원이 최근 의원급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늦은 밤 누군가가 아프기라도 하면 사천읍권역 주민들은 삼천포나 인근 진주시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사천시보건소가 밝힌 2017년 9월 현재 사천시 등록 의료시설은 병원이 12개, 의원이 50개, 치과의원이 33개, 한의원이 29개다. 이 가운데 응급실을 가진 병원은 동지역(삼천포)에만 있을 뿐 사천읍권역에는 한 곳도 없다.

모름지기 오늘날 살기 좋은 곳이라 함에는 ‘좋은 의료시설이 가까이 있는 것’도 꽤나 중요하게 꼽히는 것이고 보면, 항공산업을 바탕으로 더 큰 성장을 꿈꾸는 사천읍권역으로선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셈이다.

굳이 도시성장이니 뭐니 거창하게 떠들지 않더라도 집안에 잔병치레를 자주하는 가족이 있다거나 의료응급상황을 경험해 보았다면 누구나 응급의료기관의 부재에 따른 불편과 불안에 동의할 일이다. 또 응급의료기관이 아니더라도, 사천읍권역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멀리 가지 않고 환자를 믿고 맡길 큰 종합병원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는 것.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의료계에선 종합병원이 들어설 만큼 여건이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인근 진주시에 경상대학병원을 비롯한 종합병원이 여럿인데다, 사천읍권역 주민들이 오래전부터 이들 진주 쪽 종합병원을 자주 이용해온 습성이 있어 종합병원을 신설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지역발전을 위해 종합병원은 꼭 필요하다. 여기서 ‘서부경남 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도민운동본부는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은 뒤 서부경남 공공병원의 재개원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마침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도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도 “서부권 공공의료시설 확충에 함께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니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사천시로선 이 기회를 잘 살릴 필요가 있다. 어차피 사천IC복합유통상업단지에 병원 유치 계획이 있고, 사천시도 이 사업에 일정한 지분이 있는 만큼 토지 확보는 사실상 되어 있는 셈이다. 지리‧공간적으로 보더라도 서부경남의 중심에 해당되고, 고속도로와 닿아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사천시가 경남도의 서부권 공공병원 설립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해 사천읍권역 주민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의료문제를 해결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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