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옛날이야기 한 도막. 뇌물을 바치러 온 사람이 ‘아무도 몰래 밤중에 담을 넘어 왔으니 이 돈은 받아도 됩니다.’라고 했더니 뇌물 받아야 할 사람도 한 마디 했다. ‘천지지지아지여지’(天知地知我知汝知)라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당신이 안다는 말.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뜻을 가진 말인 듯하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중학교 영어책에 나왔던 격언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라든가 하는 편법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결의가 보이는 말로 새겨들을 수 있다. 사적(私的)인 인정과 그때의 상황이 어떻든지 간에 세상에는 결코 바뀔 수 없는 원칙이 있다는 것을 결연히 보이는 말이다.

요즘 뉴스가 되는 재판도 잘 살펴보면 결국 원칙에 관한 것이다.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에 생긴 불행이다.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동계올림픽을 우리나라에서 열어 남북단일팀이 생기고 공동입장을 하고 한반도기가 등장하고 북에서 예술단과 응원단이 오고간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어떤 사람은 환영하고 어떤 사람은 평양올림픽이냐고 핀잔이었다. 다 생각이 있어서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 잘잘못을 따지는 것 자체가 분열에 분열을 더하는 일일 것이다. 다 옳다고 하자.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원칙, 통일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원래 한 덩어리이던 것이 우리 힘이 없어 갈라진지 73년이나 되었다. 이제 와서 갈라지는 데 힘을 쓴 당사자들에게 책임지라고 고소장을 내밀 재판정도 없는 듯하다. 원상복구하고 손해배상을 해 내라고 고함은 쳐야 하겠지만 아무리 고함을 쳐 보아야 목만 아플 형편이다. 남과 북은 통일의 주도권을 놓고 서로 양보가 없을 형세다. 주변 강대국들도 자기 나라 이익만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통일되면 경제적으로 유리하지 못하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통일을 않을 것인가. 통일부는 왜 존재하는가.

한중일 동양 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망라해도 우리 문화는 매우 독특하다. 의식주 모두가 그렇다. 먹는 것 입는 것 주거하는 것 어느 하나도 우리와 같은 민족이 없다. 치마저고리 바지 두루마기를 우리 민족 말고 누가 입는가. 어느 민족이 김치와 각종 장을 담가 먹는가. 온돌을 놓은 집에는 누가 사는가.

오래 타국살이 한 중국동포뿐만 아니라 저 사할린에 살다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어 살아온 이른바 ‘고려인’들에게도 우리 고유문화는 전승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오히려 본국에서는 거의 잊힌 옛것이 그들에게는 전승되고 있는 것을 더러 볼 수 있다.

정치와 경제의 체제는 달라도 남과 북이 공유한 전통 문화는 다르지 않다. 인위적으로 그리고 억지로 갈라진 것은 다시 합쳐지는 것이 마땅하다. 통일이 제일 큰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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