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과일입니다.

나 모과입니다.

못 생겨서 미안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내가 그렇게 못 생겼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못 생긴 게 내 잘못도 아니고요.
▲ 어디 좀 봐 주세요. 내가 정말 그렇게 못난나요?

쭉쭉빵빵 잘 나가는 미인들 축엔 못 들지만, 나도 다듬고 가꾸면 왜 그 축에 못 들겠어요?
요즘 세상에 타고 난 미인이 몇이나 되나요?
미인 되려고 얼마나 수고를 하는데요. 거름 주죠?  약 쳐 주죠?  봉지 씌워 주죠?  풀 베어 주죠?  그리고 예쁘게 포장해 줘야 그나마 미인 축에 끼는 게 아닌가요?

자꾸 미인 미인 찾다 보니, 미인 되기가 점점 어려워지더군요. 웬만하면 좀 참고 요 정도면 됐어 하면서 사는 사람 파는 사람 서로 아량을 베풀면 될 텐데...
▲ 보세요. 내가 본래부터 못 생긴 건 아니잖아요?

나 비록 못 생겼지만 할 말 많다구요. 어디 다른 것들한테 그렇게 정성들일 때 나한테 관심 한번 주셨나요?

그렇다고 뭐 그리 서운한 건 아니지만, 말로는 날더러 아예 못 생긴 게 더 예쁘다고 하고선, 볼 때마다 “이게 못 생긴 모과야.”하는 건 또 뭔가요?

나도 과일인데, 그런 소리 자꾸 들으면 자존심 팍팍 상한다구요.

좀 못 생겨도 “이게 제대로 된 모과야.”하면 누가 잡아 가나요?

좋습니다. 나도 나름 살 방도를 찾아야지요. 아무도 날 봐 주지 않아, 나 모질게 컸습니다. 모질게 자란 만큼 누가 내 손 잡아 주기 전에 맨땅에 헤딩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까짓 죽기 아니면 까물치기죠. 별 수 없어 뛰어 내렸습니다. 이놈 벌레들이 내 몸 다 갉아먹기 전에 말이죠. 죽도록 아팠습니다. 그래도 나 울지 않습니다. 울어 봐야 날 달래 주는 이 없으니깐요.
▲ 맨땅에 헤딩했습니다. 사정없이 터졌습니다. 이러고도 울 수 없는 내 심정 아시나요?

다행히 맘 좋은 사람 만나 손길 한번이라도 타면 나 영광입니다. 그리고요, 제발 부탁인데 지나다 날 보시면 공차듯 발로 뻥 차지 마세요.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만 보면 뻥 차요? 내 참....
▲ 차고 싶어세요? 네?

내 고생 생각해서 한번쯤 손잡아 주세요. 그리곤 “ 너 이정도로 자란 것도 참 기특하다.”라고 하면 난 그저 눈물이 핑 돌 거예요.

▲ 나도 과일이예요!! 제발 인간답게 아니 과일답게 살게 해 줘요!! 지금 이 기분 짱이예요.

내 밑에서 더 모질게 자라는 탱자놈이 그러데요. 타고 난 팔자가 좋아야 한다고. 그리고 제법 폼을 잡고서 한다는 말이,
“ 모과야 날 좀 보라구. 잘 생긴 나는 뭇사람 발길에 놀아도, 못 생긴 유자는 기생 품속에서 논다.” 라고요.

참 그 말 듣고 보니 나 힘이 납니다. 못 생긴 나에게도 볕들 날 있으려나....

그래요.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나 정말 실속 있는 놈이어요. 한번 봐 주세요. 내가 어떻게 좋은지.

모과의 효능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당분(과당)·칼슘·칼륨·철분·비타민C가 들어 있고, 타닌 성분이 있어 떫은맛이 나며 사과산·시트르산 등의 유기산이 들어 있어 신맛이 난다.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기능을 좋게 하므로 속이 울렁거릴 때나 설사할 때 먹으면 편안해진다. 신진대사를 좋게 하여 숙취를 풀어주고, 가래를 없애주어 한방에서는 감기나 기관지염·폐렴 등에 약으로 쓴다. 목 질환에도 효과적이나 소변의 양이 줄어듦으로 주의해야 한다.

차를 만들거나 술을 담가 먹는다. 차를 만들 때에는 2㎜ 두께로 얇게 썰어 말려두었다가 생강 1쪽과 함께 끓이거나, 살짝 삶아 꿀이나 설탕에 재었다가 뜨거운 물에 넣어 마신다. 술은 얇게 썰어 소주를 붓고 설탕을 넣어서 만든다. 그밖에 푹 삶아 꿀에 담가서 삭인 모과수, 삶아 으깬 다음 꿀과 물을 넣어 조린 모과정과 등을 만들어 먹는다. (백과 사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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