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열정이 깔려 있던, 조선 마이너리거들과 만남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없다. 학문도 예술도 사랑도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 한 시대를 열광케 한 지적, 예술적 성취 속에는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광기와 열정이 깔려 있다.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정약용, 김득신, 노긍, 김영.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그 시대(조선)의 메이저리거들이 아니라 주변 또는 경계를 아슬하게 비껴갔던 안티 혹은 마이너들이었다.

절망 속에서 성실과 노력으로 자신의 세계를 우뚝 세워 올린 노력가들, 삶이 곧 예술이 되고, 예술이 그 자체로 삶이었던 예술가들, 스스로를 극한으로 몰아세워 한 시대의 앙가슴과 만나려 했던 마니아들의 삶 속에 나를 비춰보는 일은, 본받을 만한 사표도 뚜렷한 지향도 없이 스산하기 짝이 없는 이 시대를 건너가는 데 작은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