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사랑을 세상 밖으로] 이두연·김규헌 부부

[뉴스사천=고해린 인턴기자] 지난 20일 가족 사랑 이야기를 찾아 곤양면 종합시장 근처의 한 식당을 찾았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자,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장식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추억의 비디오테이프를 꺼내어 가족 사랑 얘길 들려줄 열여섯 번째 주인공은 이두연(54) 씨. 이 씨는 곤양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 서랍 속 인터뷰 열여섯 번째 주인공 이두연 씨.

“저나 남편이나 곤양 토박이에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동갑내기 친구였죠.”

이 씨의 남편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김규헌(54) 사천시의원이다. 앞선 이 씨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두 사람은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 사이였다. 그렇지만 학교 다닐 때는 서로에게 별 감정이 없었단다. 성인이 되고, 동네 친구들이었던 친구부부 결혼식에 신부 신랑 측 우인으로 갔다가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하객으로 갔다가 눈이 맞은 셈이다.

그 당시 곤양에서 슈퍼 겸 옷 가게를 하던 이 씨의 가게는 늘 동네 친구들이 모이는 동네 아지트였단다. 남편도 자주 가게에 놀러와 데이트를 하곤 했다.

“내가 옷 장사를 하니까, 물건 떼러 가면 남편이 옆에 타고 같이 서울까지 갔어요. 그때만 해도 서울 가는 데 다섯 시간 반 걸렸죠. 남편이 새벽시장을 같이 다니면서 짐도 들어주고 그랬어요.” 

3년의 연애 기간을 거쳐, 두 사람은 1992년 10월 11일 옛 곤양농협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초중고 동창의 결혼이니만큼, 결혼식장은 다 아는 사람들로 가득한 동창회나 다름없었다.

 “신혼여행 가서 묵은 제주도 호텔에서 신혼부부들 대상으로 이벤트를 했어요. 25쌍 정도 되는 커플들이 풍선 터뜨리기, 과자 받아먹기 같은 게임을 했는데, 저희 부부가 거기서 1등을 해서 ‘미용실 이용권’을 받은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금슬 좋은 부부에게는 큰 위기도 없었단다. 신혼 초에 조금 토닥토닥 싸우고, 의견 차이도 있지만 남들 사는 것처럼 평범하게 살고 있다며 이 씨가 웃었다.

부부는 슬하에 지성(27), 덕원(26) 두 아이를 뒀다.  

“애를 낳고 3일 동안 꼼짝을 못 했어요. 물도 한 모금 안 먹고, 애 보러 갈 정신도 없었죠. 첫 애 낳고 다시는 안 낳아야지 했는데, 일 년 만에 또 둘째를 낳았죠.(하하)”

맞벌이로 두 사람 다 바쁘다 보니 아이들은 할머니 손에서 컸다. 말썽 피우는 일 없이 착하게 잘 자라준 아이들은 벌써 성인이 됐다. 어릴 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아쉬움에, 부부는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하는 건 다 해주고 싶다고. 

“장사 한다고 애들 졸업식에 못 간 게 늘 아쉽더라고요. 남편도 애들한테 잘해요. 애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다니는 7년 동안 남편이 직접 운전해서 등·하교를 책임졌어요. 지금도 딸내미가 뭐 먹고 싶다고 하면 꼭 사 오곤 해요.” 

남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시의원으로 일하는 남편과 사는 건 어떨까? 

“아무래도 바깥활동을 많이 하니까, 가정에는 신경을 못 써줄 때도 있죠. 그래도 사람들이 좋은 말을 해주거나,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기도 해요. 내조를 잘해서 그렇게 된 것처럼 흐뭇하죠.(하하)”

올해로 식당을 운영한 지 18년 차인 이 씨는 공사다망하다. 매주 줌바댄스, 난타, 장구 등 복지관에서 하는 수업도 듣고, 봉사활동도 한다고. 이씨는 매달 2번 동네 독거노인들과 장애인 시설에 도시락과 식사를 제공해오고 있다.   

“식당을 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죠. 앞으로도 봉사를 좀 더 많이 하고 싶어요. 도시락을 드신 분들이 전화로 ‘이 집 도시락이 제일 맛있다’, ‘잘 먹었다’고 해주시면 너무 뿌듯하고 보람이 있더라고요.”

사람들에게 베푸는 게 좋다는 이 씨.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때쯤, 든든한 밥 한 끼가 주는 따스함처럼 동네와 지역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와닿았다.

 

#서랍 속 사랑을 세상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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