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삼조 시인.

한글날이 며칠 지났다. 한글날은 1446년 세종대왕께서 창제하신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하신 날을 기리고자 제정한 국경일이다. 세종대왕께서는 이 훈민정음 반포 하나만으로도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임금으로 꼽혀야 마땅하리라 믿는다. 대왕께서는 지금 이 백성과 나라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확신을 가지고 매진하시어 이런 쾌거를 이루신 것이다. 

이 글자는 여러 가지 사정과 편견으로 인해 반포 당시에 당장 널리 쓰이지는 못했으나 올해 573돌 한글날을 맞기까지 꾸준히 전파 보급돼 지금은 우리 문자 생활 거의 전부를 담당하고 있다. 그 이름도 처음의 ‘훈민정음(백성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에서부터 정음으로 불리다가 언문, 반절 등 한문보다 뒤떨어진 글자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지기도 하였으나 일제강점기 조선어 연구회의 노력으로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불려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선각자들의 피나는 연구와 투쟁이 있었음을 우리는 저 ‘조선어학회’ 사건 등으로 길이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한글의 공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말을 소리 나는 대로 적는 데 있다. 만약 한글이 없었다면 우리는 우리의 말을 어떻게 적을 것인가. 한문 또는 영어를 배워 우리말을 머릿속에서 번역해 적을 것인가. 그야말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인데, 우리는 이 고마운 한글과 남다른 교육열에 힘입어 지금은 문맹률 제로에 가까운 기적을 이루고 있다. 이 기적은 단시일에 우리나라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으로 만들었고 이어 세계 10위권의 국력을 가진 나라로 발돋움하게 하였다. 이 공을 기려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유네스코에서 수상하는 ‘세종대왕문해상’을 창설하여 지원하고 있다. 또 훈민정음 반포 당시의 훈민정음 해설 책자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바 있다.

지난 한글날은 마침 뉴스사천의 창간기념일이기도 하였는데, 이 날 뉴스사천에서는 사천문화예술회관에서 ‘순원의 글씨 콘서트’를 주최하였다. 한글을 운용하여 그 아름다움과 글의 의미를 다채롭게 표현하는 행사였는데 대공연장에 꽉 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 날의 주인공 서예가 순원 윤영미 씨는 참석자 모두에게 미리 손수 전각해 둔 한글 도장을 선물함으로써 우리 한글의 아름다움을 관객과 함께 나누었다. 아마도 11년 전 뉴스사천이 창간되던 그날은 지금과 달리 공휴일이 아니었기에 한글날이 창간 기념일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도 해 보며, 한글로 표현하는 신문사의 창간 기념일이 한글날이 된 묘한 인연을 아름다운 기사로 널리 가꾸어 줄 것임을 바라 마지않는다.

끝으로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기 십상인 한글날 노래를 일절만 소개한다. 최현배 작사, 박태현 작곡의 노래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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