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종이' 보다 대북 쌀 지원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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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종이' 보다 대북 쌀 지원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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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1.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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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추곡수매 장면.
지난해에 비해 쌀값이 15-20% 폭락하자 농민들이 벼 논을 갈아엎거나, 농협과 자치단체 앞에 나락가마를 쌓았다. 그리고 "쌀값 안정 대책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2년 동안 중단 된 대북 쌀 지원을 끊임없이 촉구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게 대북 쌀 지원 촉구는 '벽창호'였다. 대북 쌀 지원보다는 쌀 가공식품인 쌀막걸리, 쌀과자, 쌀국수를 대책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쌀종이'를 만들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지난해 배(梨) 풍작으로 배가 남아돌자 대통령이 '술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해 '배술'이 만들어진 것처럼.

<연합뉴스>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3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 대통령이 농식품부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국산 쌀로 베트남식 '쌀종이(rice paper)'를 만들 수 있다며 방법을 연구할 것을 농림수산식품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쌀종이는 베트남어로 '반 짱'(bánh tráng)이라 불리는,  쌀로 만든 얇은 만두(춘권)피를 일컫는다. 제조과정은 종이와 비슷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 식당이 늘면서 월남 쌈 재료로 많이 쓰이는데, 현재 전량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 동안 쌀종이를 만들지 않았던 이유는 국산 쌀로는 쌀종이를 만들 수 없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안남미로 불리는 베트남 쌀은 낱알이 길쭉길쭉하고 밥을 지었을 때 찰기가 없으며 부슬부슬하다. 반면 자포니카 종류인 우리나라 쌀은 낱알이 짧고 동글동글하며 밥을 지어 놓으면 찰지고 기름진 게 특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쌀종이는 예전부터 베트남 가정에서 수공업 형태로 제조돼 왔고 쌀 품종과는 관계 없다는 '대단한' 발견을 하고는 "쌀종이를 만들어 보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쌀종이를 과자 포장지로 활용하면, 포장에 싼 채 과자를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새로운 아이디어도 냈다. 이에 농촌진흥청이 현재 국산 쌀로 쌀종이 만드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쌀종이로 과자 포장지를 만들어 포장에 싼 채 과자로 먹을 수 있다는 발상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쌀종이 포장지가 생산부터 소비자가 먹을 때가지 얼마나 많은 손을 거치는가. 온갖 먼지와 세균 덩어리를 아이들에게 먹으라는 말과 같다. 지난해 멜라민 파동때 포장지에 왜 멜라민이 없는지 물었던 것과 비슷하다.  

올해 쌀농사가 풍년이지만, 쌀값 하락으로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간다.
이런 대통령의 획기적인 제안에 대해 농촌진흥청은 쌀종이 만드는 법을 연구하겠다고 나섰다. 아무리 대통령의 지시라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도 마찬가지다.  

<연합뉴스> 같은 기사에서 대통령의 쌀종이 지시를 "이 같은 농업에 대한 관심은 그의 기업가 마인드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명박 정부는 식품산업을 키워 농어업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에서 농정정책을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쌀 종이로 과자 포장지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뻔히 알면서도 식품산업을 키워 농어업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라고 두둔하고 있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농업에 대한 애정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농민들의 소득을 올려주고 농촌을 더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드는 실천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가 농촌을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었는가. 4대강 때문에 이만의 환경부 장관 "화학비료 사용보다 친환경농업이 오염원 더 배출"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고, 오랫동안 낙동강 둔치에서 농사를 지면서 살았던 농민들이 4대강 때문에 떠나게 되었다. 국토해양부 산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4대강 사이트에 무려 3개월 동안 농민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묘사한 만화를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올해 쌀 수확량은 약 470만톤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평년 쌀 수확량이 약 460만톤임을 감안할 때 10만톤 넘게 더 수확하게 된다. 그리고 올해 쌀 재고량도 82만톤이다. 쌀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농민들은 풍년이 반갑기보다는 불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2년∼2007년까지 연 42만톤 정도가 북측에 전달됐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녘 동포들을 위한 동포애와 인도주의뿐만 아니라 한 편으로는 쌀값 안정 및 수급 조절에도 기여했다. 바로 여기에 대북 쌀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2년 동안 한 톨도 지원하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지난 정부처럼 해마다 40만톤씩 지원했다면 쌀 재고가 없다. 절반만이라도 지원했다면 지금같은 쌀값 폭락은 없었을 것이다.  

동포애와 인도주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쌀값 안정을 위해서라도 대북 쌀 지원은 반드시 해야 한다. 쌀 값 안정에 별 도움도 안 될 뿐더러 건강에도 해로운, 과자 포장지 만들라고 애먼 공무원들 닥달하지 말라! 대북 쌀 지원하면 쌀 값 안정된다. 가장 좋고, 편한 길을 두고 다른 길로 가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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