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주 제10대 사천예총 회장

[뉴스사천=고해린 기자] 김용주 제10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천지회장. 1959년생인 김 회장은 사천미술협회 지부장, 경상남도미술협회 운영위원, 사천예총 부회장, 한국미술협회 서양화분과 이사, 제8대·제9대 사천예총 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2월 28일 치러진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천시지부(줄여 사천예총) 선거에서 제10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앞으로 4년간 사천예총 산하 국악, 미술, 문인, 사진, 연극, 연예, 음악 7개 소속 협회 230여 명의 회원의 권익을 대변하게 됐다. 예술 전문성, 풍부한 예술기획 경험, 봉사하는 자세로 사천예총을 이끌겠다는 김 회장을 만나 당선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3월 6일 오후 4시 사천예총 사무실에서 가졌다. 

김용주 제10대 사천예총 회장.
김용주 제10대 사천예총 회장.

▲제8대, 제9대에 이어 제10대 회장에 연임됐다. 당선 소감은?

=당선이 마냥 기쁘다기보다는 부담감이 앞섰다.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을 잘 헤쳐 나가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4년 동안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과거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3선에 도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개인적 야망이나 욕심에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욕심이라곤 지금도 사천문화예술에 대한 것 밖에 없다. 사천예술발전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다 보니까 그런 어려움을 당한 것 같다. 사실 나도 2선에서 멈출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주변 지부장들의 지속적인 추천과 강력한 권유가 있었다. 그게 없었다면 출마하지 못했을 거다. 나도 주변에 권유를 했지만 그분들이 고사했다. 뚜렷한 주자가 없다면 내가 한 번 더 봉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 이사들도 누구보다 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주변에서 지난 일들을 뛰어넘어서 헌신·봉사할 수 있지 않겠냐는 말이 있었다. 그 말에 출마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한 번 더 기회를 주셨으니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회장 선거는 ‘사천미술협회’ 출신 두 후보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눈에 띄었다.

=상대 후보(허성숙 전 사천미술협회 지부장)와 서로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고, 지역 예술계가 굉장히 좁다 보니 부담감을 안고 선거에 임했다. 같은 장르에서 경쟁하게 되어 조금 안타깝기도 하고... 당선되고도 이긴 게 이긴 것이 아니었다. 마음도 힘들고, 선거 과정에서 정신적인 고통과 피로도가 심했다. 당선된 타 지역 지회장들과도 통화했는데, 타 지역의 경우도 2파전은 표 차이가 그렇게 많이 안 났다. 2표차로 당선된 부분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일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8년의 임기 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고, 가장 큰 성과는 뭔가?

=8년을 되돌아보니까 나름대로 일을 많이 한 것 같다. 8대 때는 예산이 빈약했는데, 예총 사무실 직원을 한 명 더 충원해 국장과 간사 2인 체제를 갖췄다. 가장 큰 성과라면, 예총 사무실을 확보해 예술인들의 위상을 높인 것이다. 역대 회장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2016년에 사천시남성합창단 설립에도 주도적으로 나서 남성합창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그 외에도 경남 메세나와 협약해 남동발전삼천포화력본부, 고성그린파워,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문화예술기행, 토크콘서트, 런치타임음악회 등의 기획도 추진했다. 올해는 ‘2020 남중권역문화제’를 사천예총 주관으로 추진하고, 지역문화예술인 육성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전 공약들을 보면 ‘아트센터 건립’을 강조해왔다. 어떻게 되어가나?

=아트센터 건립이라는 공약을 지키려고 노력해봤는데, 현재 예산상으로 건립은 어렵다. 대신 방향을 조금 전환했다. 우선 예총 사무실을 확보했다. 이전 예총 사무실은 너무 협소해서 소외됐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또 아트센터 대신 시에서 대방 남경모텔 부지를 리모델링하는데, 그곳을 예술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천시문화예술회관 카페테리아 전시실도 확보했다. 기존 공약을 변형해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게 됐다.

▲2024년 임기까지 이루고픈 목표는?

=앞전에는 아트센터에 신경을 너무 많이 썼다. 이번 임기에서는 예술정책이 입안되는데 힘쓰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도시 디자인에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것, 예술감독 체제 등이 있다. 행정과 예술 쪽의 시각차가 있지만, 그런 식으로 예술과 관련된 정책들을 제안하고 요구할 생각이다. 얘기하지 않으면 일반인들이나 행정에서는 우리의 실정을 모르지 않나. 참여하고 요구해도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 뛰어다닐 것이다. 또 아트센터 대신 예술회관 전시실 공간도 100평 규모에서 두 배로 늘리자는 건의를 해 놨다. 남경모텔 부지 리모델링 건도 이번 임기 내로 실현할 수 있도록 계속 챙겨보고 협의할 계획이다. 

김용주 사천예총 회장이 지역 예술인을 위한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주 사천예총 회장이 지역 예술인을 위한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천이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시급한 과제는?

=앞서 말했듯 예술에 대한 정책도 다른 정책만큼 중요한 우선 순위로 다뤄야 하지 않을까. 행정 쪽에서도 문화적 가치가 높아져야 한다. 예술은 소비만 되고 결과물 도출이 잘 안된다. 비교하자면 같은 돈으로 도로를 닦으면 도로는 눈에 보이지만, 예술은 눈에 바로 보이는 결과물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래서 예술에 투자를 잘 안 한다. 앞으로 다른 도시, 경제, 복지 등의 정책만큼 예술 정책도 따라줘야, 사천 관광과 예술이 발전할 거라고 본다.  

▲문화재단에 비해 점점 예총의 역할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나도 그런 얘길 들은 적 있다. 문화재단의 역할과 우리 예총의 역할이 충돌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 2020년이 됐고, 지금 정도는 조율해야 하지 않겠나. 있는 문화재단을 예총이 없어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 충돌하는 부분은 논의하고 조율해야 한다.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문화재단과는 서로 상생하면서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 예총의 정체성은 민간단체로서 지역 예술인들을 위한 틈새시장 개척이라고 본다. 문화재단과는 또 다른 생활밀착형 프로그램 등의 참신한 기획이 필요하다. 문화재단 측에는 지역 예술인들을 발굴·육성·지원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싶다.

▲요즘 코로나19로 지역 예술인들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로 모든 예술 활동이 중지가 되니까, 산하 지부의 예술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 원래도 예술인들은 힘들고 배고프다. 지금은 예술인들이 위축되면서 예술계도 더욱 힘든 상황이다. 예총 자체 조사는 못했지만, 주변에서 공연, 전시, 강의 등이 다 취소되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2월부터 사천 지역 예술인 지원을 위해서 3천만 원을 확보하고 예총 주최·주관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지금은 멈춘 상황이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사업을 시작하고 지역 예술인들을 도울 것이다. 

▲끝으로 사천 예술인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천 예술인들은 예술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 물론 사천예총 산하 7개 지부 다 나름대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어렵고 힘들어도 다양한 전시나 기획으로 지역 예술을 활성화시켰으면 한다. 요즘은 시에서 예전 못지않게 많은 지원을 해준다고 본다. 나도 지역 예술인들끼리 소통·교류·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 사천 시민들도 경제가 어렵지만, 지역의 예술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시면 그것이 지역예술인들의 에너지가 되지 않겠나.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더 많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예총도 힘쓰겠다. 토크콘서트도 있고, 시민들을 위해 여러 행사를 기획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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