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영제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사천남해하동선거구)

힘들었던 점으로 ‘소지역주의’ 꼽아…“잘못된 전략” 비판
“항공산업 100년 대계 기반 닦고 삼천포 영화 되찾겠다”
황 후보의 ‘광포만 국가정원 조성’ 공약 승계 뜻 내비쳐
통합당 선거 참패엔 “공천 포함 정교함 떨어진 게 원인”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치열했던 당내 경선과 본선거의 경쟁을 뚫고 제21대 국회의원에 당선한 하영제(54년생,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 그는 사천에 2년 넘게 살면서 쌓아온 신뢰감을 당선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반면 상대 후보의 ‘소지역주의 부추김’에 대해선 “민낯이었다”며 비판했다. 다만 황인성(53년생,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광포만 국가정원 조성’ 약속에는 공감하면서 공약을 이어받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어수선한 통합당 분위기와 관련해선 말을 아끼면서 “지역 현안 해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 당선인 인터뷰는 5월 1일 통합당 사천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가졌다.

하영제 제21대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선거구) 당선자를 만나 선거과정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하영제 제21대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선거구) 당선자를 만나 선거과정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당선을 축하한다. 취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어떻게 보내고 있나?

=(웃으며)선거운동 할 때보다 더 바쁜 것 같다. 당선 되자 마자 약속 지킨다고 시장부터 돌았다. 사천남해하동 다 돌아보려니 시간이 꽤 걸리더라. 틈틈이 부재중 전화나 문자메시지에 답인사도 한다고 하는데, 1000통씩 넘게 쌓여 있다.

▲득표율 결과(하영제 59.6% : 황인성 37.6%)에는 만족하는지?

=캠프에서 비공개 여론조사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예상했던 결과다. 지역적으로도 골고루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단히 감사하다.

▲사천지역에서의 득표를 의식한 말로 들리는데...

=맞다. 2018년 9월부터 사천에 살았으니 나는 지금 사천시민이다. 자연마을 하나하나까지 이름도 외우고 지리도 익히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다. 수첩에 빼곡히 메모도 했다. 그런 진정성을 인정해주셨다고 생각한다.

▲결정적 승리 요인을 꼽는다면?

=앞서 말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유권자들과)신뢰감과 친근감이 쌓였던 것 같다. 도회지와 달리 농어촌지역은 이런 게 아주 중요하다. 삼천포 지역만 해도 내가 어릴 때 가끔 찾았었고, 인연 있는 분들이 많다. ‘삼천포의 옛 부귀영화를 되살려 놓겠다’고 했더니 믿어주시더라.

▲반대로 힘들었던 점을 꼽는다면?

=상대 후보들이 소지역주의를 들고나온 점은 그야말로 ‘민낯’이었다. 지역색은 망국적 병 아닌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그리고 실제로 먹히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전략을 잘못 세운 거다. 이를 극복했으니 나로선 다행이다.
 

하영제 제21대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선거구) 당선자를 만나 선거과정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하영제 제21대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선거구) 당선자를 만나 선거과정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비교적 점잖은 선거운동이 진행되다 막판엔 상대 후보와 제법 신경전을 벌였다.

=당연한 일 아니겠나. 선거 때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해한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후보들, 그리고 당내 경선 후보들과도 함께 가겠다. 모두 훌륭한 인적 자산이다. 다만 선거 과정에 있었던 조그마한 일들로 (상대 후보가)소송을 제기한 일은 아쉽다.

▲선거 과정에 약속한 것 중 ‘이것만은 꼭 지킨다’는 심정으로 한 가지 꼽는다면?

=지역별로 한 가지씩 꼽겠다. 사천읍지역은 ‘항공산업도시 100년 대계’를 세우는 일이다. 당장의 성과는 아니더라도 기반을 닦고 싶다. 삼천포지역은 각산을 중심으로 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산업 부흥으로 옛 영화를 되찾고 싶다. 남해지역은 여수와 국도 77호선을 연결하는 해저터널을 뚫는 일이다. 하동지역은 갈사산단과 두우레저단지를 정상화하는 일이다.

▲선거기간에 상대방의 좋은 공약도 수용하겠다고 했는데, 염두에 둔 게 있을까?

=황인성 후보의 ‘광포만 국가정원 조성’ 공약에 공감한다. 산림청장으로 근무했던 경험도 있고, 정서적으로도 맞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진행해보려 한다. 그리고 당 경선 과정에는 이태용 후보가 삼천포까지 고속도로를 놓겠다고 했는데, 좀 비현실적인 것 같다. 그래서 이를 변형해, BRT(간선급행버스체계)를 도입해볼까 한다. 세 지자체만 합의한다면 사천·남해·하동을 순환하는 급행버스를 운행할 수 있을 거다.

▲남중권 신공항 유치를 공약했다. 어떤 구체적 활동을 할 것인가?

=공감대 확산부터 해나가겠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논의가 지금 답보상태 아닌가. 이럴 때 남중권 국회의원들과 싹을 계속 틔워나가야 한다. 전문가 토론회나 세미나 등을 마련하겠다. 서포는 바다와 닿아 있어 해상물류에도 장점이 있다. 반경 220km 안에 2300만 명이 산다는 점도 장점이다.

▲공공병원 유치도 약속했다.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일단 종합병원처럼 돼선 안 된다. 그렇다고 특수병원이어도 안 된다. 감염병과 응급의료 전문이어야 하고, 서민층 이용이 주가 되어야 한다. 영리 목적이 아니므로 어느 정도 적자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회계를 공개하고 제3의 기관이 검증한다면, 시민들이 이해해주리라 본다.

▲종합병원도 안 되고 특수병원도 안 되고. 좀 어렵다. 서민층이 이용하려면 다양한 진료과목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해서 종합병원처럼 되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좀 더 고민해보자.

▲코로나19 충격으로 국내 모든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이 지원된다. 평소 소신과 다른 것 아닌가?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상식적 수준에서 지원되어야 한다. 경남형 지원금과 중복되진 않는지 살펴야 하고, 무엇보다 이 과정에 국민들이 감정 상할 일 생기면 안 되겠다. 지급 방식이 정교해야 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도 큰 위기다. 지역 항공 관련 노동자들이 항공부품제조업종도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심정적으로 이해한다. 고용 안정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파악해보겠다.

▲본인 선거는 이겼지만 전국 상황을 보면 참패다. 원인을 뭐로 보고, 본인 역할은 뭐라고 보는지?

=모든 게 정교하지 않았다. 공천 과정도 그랬고, 중도층을 껴안는 흡입력도 약했다. 당에서 더 연구해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나는 초선답게 행동할 거다. 중앙당에서의 역할보다 지역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
 

하영제 제21대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선거구) 당선자를 만나 선거과정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하영제 제21대 국회의원(사천남해하동선거구) 당선자를 만나 선거과정의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

▲제21대 국회가 개원하면 어떤 상임위에 들고픈가?

=크게 세 개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농림부 차관이나 농산물유통공사 사장, 산림청장 등의 경력을 보면 농수산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괜찮을 거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선 국토위(국토교통위원회)나 산자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 바람은 그렇다.

▲지역 현안과 연계해 우선 입법발의 할 것 있나?

=사람이 살아야 농촌도 있고, 식량 안보도 지킬 수 있다. 따라서 법까지 손봐야 할 일인진 모르겠지만, 농어촌의 존재 가치를 지키는 구체적인 정책을 도입하고 싶다. 예를 들어 마을회관에서 노령의 농민들이 공동생활을 할 수 있게 시설을 개선하는 일 등이다.

▲끝으로 지역민들께 각오 한 마디...

=선거에 임하면서 품었던 꿈은 사천·남해·하동을 전국 최고의 지역공동체로 만들겠다는 거였다.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여·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만나고 협의할 것이다. 생활정치를 하겠다. 사심 없이 일할 테니 꼭 믿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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