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 쓰기 :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이 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의 지원으로, 경상대학교국어문화원‧사천시‧뉴스사천이 함께 싣습니다. 사천시가 발표하는 공고‧고시문을 경상대 국어문화원이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뒤 뉴스사천이 기사로 소개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딱딱하고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


오늘 우리가 함께 생각해볼 공고문은 사천시 공고 제2020-751호 ‘사천시 청년정책 네트워크 공개모집 공고’이다. 이 공고문은 제목부터 아쉬움이 있다. 시가 모집하는 것이 네트워크인가, 아니면 네트워크에 참여할 청년 단원인가. 더 말할 것도 없이 청년 정책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모아 네트워크를 조직하겠다는 것이 공고문의 뜻이므로, 제목에도 활동 단원을 모집한다고 밝혀야 옳다.

또 ‘공개모집 공고’에서 ‘공고’는 ‘공개 고시’로 풀어쓸 수 있고, 공고문의 목적 자체가 ‘알림에 있으므로 위 제목은 ‘사천시 청년 정책 네트워크 단원 공개 모집’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제목에 이어 따르는 문장을 살펴보자. ‘「사천시 청년 기본 조례」 제13조에 따라 사천시 청년 정책의 제안 및 의견 수렴을 위한 『사천시 청년정책 네트워크』 활동단원을 아래와 같이      공개모집하오니 역량있는 청년들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이 글에는 ‘활동 단원을 모집’한다는 내용과, ‘활동 단원이 하는 일’, ‘참여 독려’가 모두 담겼다. 그래서 보는 이에 따라 뜻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활동 단원 모집 알림’, ‘활동 단원이 하는 일 소개 및 참여 독려’로 내용을 나누어 쓰는 게 더 낫다. 이렇게 말이다.

‘사천시는 「사천시 청년 기본 조례」 제13조에 따라 『사천시 청년 정책 네트워크』 단원을 아래와 같이 공개 모집합니다. 청년 정책을 제안하고 의견을 수렴할 역량 있는 청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여기서 띄어쓰기에도 꼭 관심을 두면 좋겠다. ‘공개모집한다’, ‘역량있다’, ‘참여바란다’ 이런 식으로 붙여 쓰는 것은 곤란하다. ‘띄어쓰기가 뭐 그리 중요할까. 뜻만 통하면 되는 거지.’ 행여 이런 생각이 드는 이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라.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 데 행정기관에서 먼저 나서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띄어쓰기도 우리말 사용법에 있는 엄연한 규칙이다.

그 밖에 이것저것 고친 것은 앞선 사례에서도 소개한 것이거나 국립국어원에서 권하는 순화어 등이다.

끝으로 우리말에서는 동사로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을 명사 형식으로 바꿔 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하다’류 동사에서 ‘하다’를 빼고 명사로 내용을 구성할 수 있는데, 이렇게 쓰인 문장을 명사문이라고 한다. 

명사문은 격식적인 글에 주로 쓰이면서 정보를 압축적으로 제시하는 힘이 강하다. 그러나 명사문을 무리하게 쓰면 문장의 구조가 복잡해지고 내용 전달이 어려워진다. 그러니 가능한 동사문으로 문장을 쓰자. ‘청년정책 추진을 위한 과제 발굴’보다는 ‘청년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과제 발굴’이 더 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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