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행정구역개편 사천 발전 시민토론회’를 참관하고

정석만 씨
뉴스사천을 통해 ‘행정구역개편과 사천지역 발전을 위한 시민대토론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금의 행정단위는 조선시대로부터 내려왔고, 그동안 사회문화적 변화로 인해 새로운 행정개편논의는 해 볼만 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1994년 도농통합으로부터 지금까지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 차례 논의된 바 있지만 지지부진하다. MB의 말 한마디(지난 8.15경축사)에 잠잠하던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으며, 어제 참석한 토론자는 국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응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토론회를 지켜본 필자로써 참으로 해괴하고, 이상한 토론회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토론회라는 것은 양론을 조율하고, 문제를 부각시켜 여론을 형성함으로서 궁극적으로 문제해결의 단초를 제공함을 목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제 토론의 장은 이러한 요소가 전혀 갖추어지지 않았다.

첫째는 토론 주최의 문제이다. ‘사천포럼’이 토론의 장을 여는 주최인데 대표가 통합의 찬성 측 토론자로 참석했다.

둘째, 토론자의 선정이다. 객관적 관점에서 통합찬반 타당성의 근거를 제시해야함에도 토론자 전원이 진주와의 지역연고를 가졌으며, 노골적으로 찬성을 지지하는 당위성을 언급하고 있었다.

셋째, 토론회 개최의 적합성이다. 제목은 “대 시민 토론회”인데 시민으로 참석한 사람은 고작 20여 명(언론사, 경찰, 공무원을 합치면 총 40여명)이었다. 물론 토론회에 사람 모으는 일이 쉽지는 않다. 토론회를 반대하는 분위기가 거셌던 점도 한 이유일 수 있다.

그럼에도 행정통합이란 중차대한 주제를 논하는 자리에 시민이 오지 않았다는 것은 주최 측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사천포럼이 시민사회를 대표해 토론회를 여는 것이 적합했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넷째, 사천시민들의 사고를 좁히는 행위이다. 토론자들의 주장은 진주와 사천의 통합이다. 토론자 전원(반대측 이삼수의원을 제외한)이 진주출신으로 구성되었고, 진주와의 통합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논리의 축이 지나치게 진주 중심적이다.

한마디로 진주가 사천의 공항과 항만, 그리고 고효율의 산업단지를 가지겠다는 주장이다. 참으로 어이없고 해괴한 설명이다. 이를 사천포럼이 후원하고 지지한다는 것은 상식이하의 행동이다.

지난 25일 삼천포해상관광호텔에서 열린 '행정구역'개편과 사천시 발전을 위한 토론회 장면.

다섯째, 통합의 인센티브를 강조하고 있다. 마치 자율통합을 하면 모든 문제가 일시에 해결될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즉, 이번기회에 통합하지 않으면 반대급부로 엄청난 재정적 손해를 본다는 주장(풍선효과를 인용하여 주장)을 하고 있다.

이것은 무식한 정부가 국민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번 기회에 통합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란 것인가? 필자는 한마디로 이상한동네의 이상한토론회를 지켜보고 왔다는 느낌이다. 토론회를 억지로 밀어 붙이겠다는 단체나, 토론회를 물리력으로 막겠다는 단체나 그저 이상하게만 보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행정통합과 관련된 개인적 견해를 밝히고자한다. 우리 사천시는 자족도시로서의 기본적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문제는 정치력이다. 무능한 대표를 선출하여 사천시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진단하고 싶다.

우리시는 구사천군을 중심으로 첨단산업과 물류중심으로 발전하고, 구 삼천포를 중심으로 21세기 요구되는 해양사천을 준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도시형성이 가능하리라 본다.

또한, 행정개편은 해양문화중심의 그림을 그려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지역이 가진 미래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해양이며, 이를 위한 준비의 시기가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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