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윤 곤양향교 전교
이규윤 곤양향교 전교

요즘 TV 채널을 보면 홍수처럼 쏟아지는 온갖 정치 관련 방송을 접하게 된다.

오늘의 우리 정치 상황을 대다수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너무나 암담하고 퇴행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산적한 국내외 국정 난제들의 전진적 실마리는 찾지 못한 채 때아닌 문제만 일으켜 민심과 시대적 가치를 혼란하게 만드는 지루한 논쟁에 진저리를 치다 못해 체념에 빠지게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선각자이신 다산 정약용 선생께선 만년에 들어 귀먹으니 세상사 시비와 멀어져 좋고, 머리가 빠져 대머리가 되니 빗이 필요 없어 편해서 좋다고 하시며 쇠잔해 가는 여생을 보내셨다고 했다.

이 우둔한 촌로는 그래도 하는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때로는 정치 뉴스를 듣고는 어리석은 생각을 갖곤 한다.

혹자는 정치를 인간사회에 필요악 또는 갈등의 씨앗이라 주장하면서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로 총칭되며, 권력의 획득 유지 및 행사를 위한 투쟁이나 조정 등에 관한 여러 현상이라 적고 있다.

고전인 논어 위정편에는 정치를 행함에 도덕을 근본으로 삼는다면 마치 북극성이 북극에 자리 잡고 뭇별들이 북극성을 향해 정연하게 돌아가는 이치와 같다고 했다.

정치란 말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뜻이니 인도 정신에 입각한 정치와 백성과의 관계는 북극성을 따르는 수많은 별과 같아서, 모든 국사는 위정자의 도덕심을 중심으로 질서정연하게 그리고 매우 아름답게 원만히 순환된다고 보는 것이다.

고대인들은 맑게 갠 밤하늘에서 북극성과 주변 별들의 아름답고 조화로운 광경을 보며, 고대인 다운 덕치의 꿈을 꾸었으리라 짐작한다.

오늘날 별 나라의 꿈을 잃은 우리들은 자유 민주정치가 지향해야 할 마음의 북극성을 잊어가는 듯해 서글프다. 과연 어느 하 시절에 위정이덕(爲政以德)을 누구와 더불어 논의할 수 있을 것인가? 그날이 멀리만 느껴진다.

세간에는 요즘같이 살기 힘든 때 TV 채널이 수십 개지만 그 흔한 드라마 하나 볼거리가 없다는 불만들이 높았다. 하지만 천행으로 ‘미스터 트롯’이 근래 보기 드문 높은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그들이 토해내는 선율이 국민적 공감을 조성하고, 백성들 가슴마다에 슬픔과 기쁨, 아픔과 위안의 메아리가 되어 대하처럼 흐르기 때문이리라.

레전드 가수들도 '미스터 트롯' Top7을 평가하면서 지금까지 불러왔던 자기 노래를 다시 불러야겠다며 감동과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스터 트롯' Top7은 트롯의 애절한 곡조로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국민의 지친 마음을 피안에 들게 했다. 그들은 이 나라 트롯의 지위를 크게 드높이는 불후의 명품으로, 한국 가요사에 트롯 부흥기를 불러왔다.

히어로 임영웅과 6명의 명인들은 언제 보아도 또 보고 싶고, 듣고 있어도 다시 듣고픈 이 시대 국민적 위안이요 활수(活水)가 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나는 화면에 열광하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즐기는 관중들의 모습에서 불현듯 상념에 젖는다.

저들 백성들의 마음에도 하나같이 간절한 소망이 있으리라.

그것은 나라에 좋은 정치가 있어 미래가 있고, 양심적 정치인이 있어 민생이 행복한 세상을 갈구하는 것이리라.

우리의 정치가 ‘미스터 트롯’처럼 백성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고 희망과 위안을 주는 정치가 되기를 소망하는 것은 먼 산 구름 위에 누각을 짓겠다는 망상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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