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양농단협, 농협공동수매가 인상 요구.. 사천농단협도 비판

곤양면농민단체협의회 소속 농민들이 농협중앙회사천시지부 앞에서 나락을 쌓는 항의시위에 앞서 쌀 생산비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천시 일부 농민들이 나락값 해결을 요구하며 농협 건물 안팎에 나락을 쌓는 항의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건물 입구에 천막까지 쳐 놓고 장기 농성에 돌입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12월1일 오전11시, 곤양면 농민들이 주축이 된 곤양농민단체협의회(회장 하승원) 회원들이 트럭에 올해 수확한 벼를 싣고 농협중앙회사천시지부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러고는 가져온 나락을 쌓기에 앞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농협중앙회사천시지부와 연합RPC(미곡종합처리장) 조합장들을 향해 “쌀값 대란에 신음하고 있는 농민들의 정당한 쌀값 인상 요구를 결코 묵살하지 말라”라고 호소했다.

이어 곤양 농민들은 나락공동구매가격을 40kg 1가마에 5만6430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는 지난해 농협공동수매가 5만1300원에서 생산비 10% 인상분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곤양농단협은 다른 농민단체가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올해 초부터 읍면동별로 농민총회를 열어 사천시나락값조정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를 통해 적정 나락값을 제시해 왔으나 원만한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천지역농민단체협의회가 침묵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곤양농단협이 나락적재투쟁에 나섰다면서, 사천농단협을 향해 “무책임하고 방관적인 태도를 버리고 사천농민들의 지도단체로서 역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농협 앞에 쌓인 나락의 침묵이 깊다.
기자회견을 끝낸 곤양지역 농민들은 가져온 나락가마니를 농협중앙회 금융창구 앞에 쌓기 시작했다. 또 일부는 지부장사무실 안까지 가져가 쌓았다. 이 과정에 농협직원들이 막아서면서 약간의 몸싸움이 일었지만 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이날 농민들은 약 20톤의 나락을 농협 건물 안팎에 쌓았으며, 농협입구에는 천막까지 마련하고 장기농성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현장에 있던 곤양농단협 김봉균 사무국장은 “내일 추가 나락적재를 해놓고 철야농성 돌입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협중앙회 김육곤 사천시지부장은 이날 농민들의 나락 쌓는 모습을 현장에 나와 묵묵히 지켜봤다.

그는 “농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벼 수매가를 조금이라도 올릴 수 없겠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농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올해 연합RPC 적자가 4억8000만원이다. 추가 인상이 쉽지 않다”라고 답했다.

농민들은 이날 농협중앙회사천시지부장 집무실에도 나락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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