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사춘기 문예반'

『사춘기 문예반』 장정희 지음 / 서유재/ 2019
『사춘기 문예반』 장정희 지음 / 서유재/ 2019

요즘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돈과 꿈과 재능에 관한 것이다. 문제는 가진 재능을 펼쳐 볼 수도 없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버티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꿈과 재능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죽음을 먼저 생각한다. 습관처럼 행해지는 자해, 왕따와 폭력 등 학교 문제의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된다.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집을 나간 엄마, 그런 부모 대신 외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인문계 여고 2학년 선우는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선택해야 하는 동아리 활동이기에 짝꿍 주희가 이끄는 대로 문예반에 들어간다. 세상 모든 게 하찮고 시들하기만 한 선우에게는 첫날부터 온통 거슬리는 일 투성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의 힘듦을 애써 감추면서 살았던 미수는 자신의 삶도 불행하다 여긴다. 이들에게는 글을 통해 끊임없이 아이들을 위로하고 아이들의 편에 서 주려고 노력하는 문예반 문 선생님이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각자의 삶의 무게를 힘들게 짊어지고 자신의 크고 작은 상처를 글쓰기의 질료로 삼아 서로를 보듬고 일어서고자 애쓰는 문예반 소녀들이다. 이들은 아픔과 고통을 멍에처럼 짊어지고 살아간다. 돈이 없어 꿈도 꿀 수 없는 이들에게, 혹한의 겨울 같은 세상을 건너갈 소녀의 마음에 글쓰기가 온기 어린 한 자루의 촛불이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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