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 기획 2: ‘다시 꿈꾸자’
① 일터에서 듣는 새해 소망!

[뉴스사천=하병주] 신축년 새해를 맞아 <뉴스사천>이 시민들의 다양한 소망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는 '일터에서 듣는 새해 소망'이다. 독자들의 새해 꿈과 비교해보면 좋겠다. 

“새해엔 일상을 꼭 되찾으면 좋겠어요”

이현화 씨.
이현화 씨.

지난해를 관통한 열쇳말은 뭐니 뭐니 해도 ‘코로나19’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아주 크게 받은 곳 중 하나가 바로 극장가. 롯데시네마 사천점에서 일하는 이현화(64년생, 정동면) 씨도 코로나19가 불러온 혹독한 시련을 몸소 겪었다.

“제가 이 직장에 5년째 일하고 있는데, 지난 1년은 정말 힘들었어요. 몸보다는 마음이. 매출이 거의 90%는 줄었을 거예요. 저야 월급 받는 신분이지만, 월급 주는 쪽은 어떨까 싶어요. 근무 시간을 줄이고 무급 휴가도 쓰면서 고통 분담을 한다고는 했지만…”

이 씨는 말끝을 흐렸다. 그만큼 지금 닥친 위기 상황이 직원의 눈에도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는 뜻일 테다.

“내 직장인데, 남의 일 보듯 할 순 없잖아요. 제 남편도 건축업을 하거든요. 지난해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알죠, 다들 얼마나 힘든 상황인 줄. 새해엔 이 모든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아들딸, 우리 식구 모두 건강하길 바라고요~~!!”

 

“방심은 금물, 코로나부터 이겨내요”

곽승원 씨.
곽승원 씨.

다들 ‘이구동성’, 힘들었던 한 해로 꼽는 2020년. 사천시청 공무원의 눈에는 어떻게 비쳤을까. 36년째 공직생활을 하는 곽승원(65년생, 동서동) 씨에게도 무척 각별했던 모양이다.

“코로나19가 처음 터진 전반기엔 보건소에서 식품안전 업무를 봤어요. 우리도 힘들었죠. 업주들과 시민들 찾아다니며 예방 수칙 홍보하고, 점검하고. 후반기엔 사남면 산업경제 업무로 자리를 옮겼는데, 남은 분들 고생할 것 생각하니 제 마음도 되더라고요.”

후반기에 맞은 새 업무도 낯설었단다.

“농업 쪽은 자주 하던 일이 아니라 힘들었어요. 게다가 여름철엔 장마가 54일이나 이어져 병해충이 심했죠.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농사는 잘됐어요. 수매가도 많이 올라 농민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 저도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새해에도 이 기운을 그대로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시민들을 향한 당부도 남겼다.

“코로나 이겨내는 길은 시민의 참여뿐인 것 같아요. 반대로 버려야 할 생각은 ‘나 하나쯤이야’ 하는 거죠. 방심은 금물이에요.”

 

“코로나 핑계 끝…초심으로 돌아갈 것”

정태성 씨.
정태성 씨.

“코로나에 파묻혔던 해였죠. 그만큼 핑계 대기도 좋았고, 스스로 노력도 덜 했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뒤에 숨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반성부터 하게 됩니다.”

지난해를 되돌아보던 공인중개사 정태성(65년생, 사남면) 씨는 대뜸 반성문부터 내놓았다. 주택으로 대표하는 부동산의 값이 떨어지고 거래 절벽 현상까지 겪는 업계의 고충에서 나온 반응일 테다. 그런데 그 반성문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어쩌면 2020년을 산 대다수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 하나쯤 자리 잡고 있진 않을는지. 

“새해 다짐은 ‘초심으로 돌아가자’입니다.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어딘가 수요는 있기 마련이거든요. 20년 넘게 해온 경력은 잠시 묻어 놓고, 정확한 정보 파악에 나서면서 새롭게 공부하려고요. 그리고 우리 가족들! 일상 속 작은 행복이 진짜 중요하다는 사실, 꼭 강조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렇게 외치고 싶습니다. ‘세상에 우리 가족이 제일 행복하다~~!!’”

 

“상인도 어민도 마음 푸근해지는 날 오길”

송외숙 씨.
송외숙 씨.

삼천포용궁수산시장의 병주상회 주인장 송외숙(65년생, 벌용동) 씨. 여느 해 같으면 연말에 가족과 오붓한 외식이라도 했겠건만, 이번엔 ‘방구석 송년회’가 전부였노라 털어놓았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는 점도 연말연시를 우울하게 맞는 이유라고. 그러나 새해에 거는 기대까지 버리진 않았다.

“작년 같으면 정말 안 되죠. 우리 같은 상인도 그렇지만, 어민도 고통이 컸거든요. 갈수록 생선은 덜 잡히는데, 소비까지 줄어드니까 제값 받기가 더 힘든 거죠. 새해엔 코로나 상황이 끝나서 경기가 회복되고, 상인도 어민도 마음이 더 푸근해지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평소 사천시아동위원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송 씨는 사회를 향한 소망도 조심스레 밝혔다.

“지난해는 아이들을 돕는 일도 지장이 많았어요. 후원이 많이 끊긴 데다 생필품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죠. 접촉도 조심스럽고 가정방문도 잘 안 되니까. 새해엔 아이들을 편히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시끄러운 세상, 조금 조용해졌으면”

김장수 씨.
김장수 씨.

김장수(65년생, 서포면) 씨는 농사도 짓고 어업 활동도 하는 전형적인 ‘반농반어’ 종사자다. 굳이 코로나19가 아니어도 2020년을 아찔했던 한 해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는 그.

“지난 2월이었네요. 퇴비 살포기를 점검하던 중에 기계가 오작동해 나를 덮치는 일이 있었어요. 이 일로 다리를 다치고 석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졌는데, 옆에선 다들 천운(天運)이라 했죠. 기계나 장비를 늘 만지니 사고 가능성도 항상 있는 건데, 잊고 있었어요.”

이 일로 건강과 안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는 김 씨. 큰 고비를 넘긴 탓인지 새해에 거는 기대도 남달랐다.

“지난 2~3년간 생산시설에 투자한 게 있어요. 내년부터는 수확량도 제법 늘 것으로 보는데,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사람이 안 먹고는 못 살잖아요. 그래서 희망도 조금 품어보려고요.”

사회를 향한 짧은 소망도 덧붙였다.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요. 조금만 조용해졌으면…”

 

“새해 소망? 마음껏 여행하는 거죠!”

황해영 씨.
황해영 씨.

“새해 소망요? 그야 마음껏 여행하는 거죠!”

10년 전, 군인인 남편을 따라 사천에 정착했다는 황해영(78년생, 사천읍) 씨는 사천읍에 있는 명성한의원에서 일한다. 새해엔 가족과 여행을 가고 싶다는 그의 대답엔 벌써 짙은 설렘까지 묻어났다. 그도 그럴 것이, 군의 엄격한 방역 지침 탓에 코로나19 발병 이후 남편과 가족들은 사천 밖을 나가보지 못했단다.

“예전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여행을 떠났어요.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쌓아주고 싶었죠.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로 모든 게 엉망이 되고 말았어요. 여행은커녕, 일상이 뒤죽박죽 헝클어졌죠.”

코로나19가 불러온 일상의 파괴. 그 파장이 맞벌이 부부에겐 어떤 충격이었을까. 황 씨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고 했다.

“딸 셋이 모두 초등학생인데, 학교에 다 가는 게 아니잖아요. 누군가는 꼭 집에 남아요. 그런데도 곁에서 챙겨주지 못하니 미안했죠. 코로나 이전으로 빨리 돌아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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