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피프티 피플

『피프티 피플』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
『피프티 피플』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6

[뉴스사천=황다슬 삼천포도서관 사서]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도서관의 책을 내 서재에 있는 책처럼 읽기 때문에, 나의 작은 방 책꽂이에는 딱 한 권의 책만 있다. 신간이 아니라 소개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나의 유일한 소장 도서를 언젠가는 꼭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에 용기를 냈다.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 드라마화 되면서 정세랑 작가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작가는 우리가 겪고 있는 고민과 사회적 갈등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오늘 소개하는 《피프티 피플》도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50명이 넘는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서로 다른 나이의 그들은 서로를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다.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도시의 한 종합병원에서 얽힌 사람들의 사랑, 우정, 이별, 상실, 행복, 불행 등 다양한 감정 소용돌이를 느끼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들이 입체적인 덩어리가 되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이유 없이 우울할 때, 이미 열 번은 넘게 읽은 이 책을 집어 든다. 느슨하게 혹은 단단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그 주인공 중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50개의 소제목 주인공들이 가진 각자 다른, 크고 작은 고민들은 우리의 고민과도 닮아 위로가 된다. 때아닌 전염병으로 크고 작은 고민을 안고 여전히 삶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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