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 한 달 만에 뇌출혈…장애어린이집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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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한 달 만에 뇌출혈…장애어린이집서 무슨 일이?
  • 강무성 기자
  • 승인 2021.04.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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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교사 뇌출혈 쓰러져 몸 마비…가족 “찍어내기 있었다”
원장 “A교사 스스로 나간 것”…사천시 “정확한 상황 살펴보겠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에 이은 직원 연좌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사천시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 한 교사가 권고사직 한 달 만에 뇌출혈로 쓰러졌다.(사진=뉴스사천DB)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에 이은 직원 연좌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사천시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 한 교사가 권고사직 한 달 만에 뇌출혈로 쓰러졌다.(사진=뉴스사천DB)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에 이은 직원 연좌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사천시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 한 교사가 권고사직 한 달 만에 뇌출혈로 쓰러졌다. 쓰러진 교사의 가족들은 “지속적인 직장내 괴롭힘과 사직 강요가 있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A(53·남)교사는 경력 15년차 보육교사로, 해당 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 5년가량 근무했다. A교사는 지난 3월 1일자 권고사직 후 4월 4일 뇌출혈로 쓰러졌다. A교사는 십여 일 만에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했으나 몸의 절반이 마비됐다.

A교사의 가족들은 “12월 부임한 새 원장은 부임 직후부터 선임이었던 A교사에게 이유를 바꿔가며 사직을 요구하고, 인격적인 모멸감을 줬다. 어쩔 수 없이 권고사직을 했으나, 그 스트레스로 사람이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아동학대 사건 등으로 원장이 공석이 되자 사천시는 선임교사였던 A씨에게 임시원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거절하긴 했으나 그만큼 경험과 경륜을 인정받던 사람이었다”며 “새 원장 부임 후 몇 달 만에 근무태만이나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이른 바 ‘직원 찍어내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어린이집 B원장은 “12월 7일 부임 후 살펴보니 A교사는 다른 교사들에 비해 근무 상태가 태만했다. 원장이 바뀌었으면 뭔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저는 A교사와 같이 일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2월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때 잘못을 인정한 A씨가 학부모들 앞에서 스스로 사직서를 쓰고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어린이집의 운영위원회 반응은 달랐다. 어린이집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부임한 원장이 계속 A씨와 일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저희도 사유가 궁금했다”며 “2월 말 운영위 자리에서 원장이 A교사가 수업중 휴대폰을 보는 CCTV 영상을 짧게 보여주더라. 편집된 영상만으로 A교사의 근무태만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A교사 가족들은 “원장이 부모들 앞에서 모욕을 주자 A교사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만둔 것”이라며 “혹 문제가 있더라도 그냥 나가라고 하는 것이 아닌 정당한 절차와 방법이 있어야 한다. 정상적인 징계절차도 없었다. 어린이집을 상대로 법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B원장은 "징계 절차와 관련해 세부 규정이 없어 A교사가 나간 후 규정을 보완했다"고 주장했다.

사천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해당 교사가 쓰러진 것은 최근에서야 알았다”며 “장애전담어린이집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사천시 유일의 국공립 장애전담어린이집이다.

한편, 이 어린이집은 지난해 9월 아동학대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한 장애아동 부모의 신고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이 사건으로 몇 명의 교사가 자격정지 처분을 받고, 어린이집을 떠났다. 지난해 12월 7일 부임한 신임 원장이 “사건 당사자가 아닌 다른 교사들도 공동의 책임이 있다”며, 다른 보육교사들에게도 사직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엔 ‘연좌제’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월 뉴스사천이 취재에 들어가자 어린이집은 자세를 바꿨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사직서를 받되 수리는 하지 않고, 교사들의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제스처였다”고 해명한 것. 사천시 여성가족과에서도 “일괄 사직서 요구는 직장 내 갑질로 비칠 수 있고, 노동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철회하라”고 권고했다. 결국 이 일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소동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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