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 학교폭력 문제에 대하여 '학부모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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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학교폭력 문제에 대하여 '학부모님께'
  • 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 승인 2021.04.2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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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천=최진정 사천중학교 교사] 요즘 배구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사건으로 촉발된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깁니다. 학교폭력의 검증에서부터 그 심각성과 예방의 중요성도 함께 이야기됩니다. 이 학교폭력 문제를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제 경험을 조심스럽게 전하려 합니다.

먼저, 심각한 학교폭력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고 보도되지만, 사천지역 학생들은 천사들이라 할 만큼 바르게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생활하며, 문득문득 아이들의 순수함과 올바름에 나 자신을 반성하고 바로잡곤 할 때가 많습니다. 이 모든 게 학부모들의 사랑과 지역민 그리고 교사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기는 좌충우돌 문제를 일으키며 성장하는 시기입니다. 갈등이 생기면 합리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주먹다짐하곤 하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특징이 청소년기의 모습이라고 말하면 너무 무책임하다고 욕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럼 이런 자녀들이 어떻게 상처를 덜 받고, 남에게 피해를 덜 주면서, 올바르게 성장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습니다.

첫째, 성장 단계에 따라 부모의 역할이 바뀌어야 합니다. 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부모는 부모뿐 아니라 교육자가 되어서 자녀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훈육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품 안의 자식’이란 말이 있습니다. 내 자식이 아무리 귀엽더라도 학교라는 사회에서 다른 아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행동 양식을 교육해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무조건 신뢰하고 감싸면, 부모의 품 안에 숨어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장애아가 되고 맙니다.

둘째, 인간 성장 단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자녀 문제로 학부모를 상담해보면, 첫째 반응은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며 믿지 않으려 하고, 둘째 반응은 교사 이야기를 불신하면서 아이를 통해 그 불신을 확인하려 합니다. 청소년기에는 별다른 죄책감 없이 거짓말도 하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기도 하고, 이성에 관심도 가지면서 이해하지 못할 행동도 합니다. 우리 아이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아무도 모릅니다.

셋째, 자녀 교육을 위해선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부모님의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학생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학부모님들이 학교에 다닐 때와는 차원이 다른 인권 감수성 교육을 받고, 규정에 따라 여러분이 협의해 지도합니다. 아이가 일러주는 선생님의 언행, 즉 상황 맥락도 파악하지 않고 말 한마디를 문제 삼아 항의하는 전화를 받으면 교사는 좌절합니다. 반대로 작은 격려가 있다면 교사들은 헌신할 것입니다.

넷째, 자녀의 소중한 성장기를 놓치기 싫다면 교사와 자주 상담하고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님과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이들에게 늘 부모와 대화하라지만, 저도 아이가 사춘기일 때 그러지 못했습니다. 주제를 살짝 돌려서라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겪은 한 가지 끔찍한 경험입니다. 지인의 양계장에서 본 일인데, 닭 한 마리가 창자를 드러낸 채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알을 낳고 닫히지 않은 항문의 붉은 빛을 보고 옆에 있던 다른 암탉이 궁금증에 쪼고 쪼아서 그렇게 되었다는 주인의 설명이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성숙하지 못한 이성을 가진 사춘기 아이들도 궁금증에 무슨 일을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피해자는 회복하기 어려운 육체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됩니다. 내 아이가 뜻밖의 가해자가 되지 않게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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