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선전리 화석 산지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중생대 식생 분석과 미세조류 연구 등 귀중한 자료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이 군집으로 발견된 서포면 선전리 해안가.(사진=사천시)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이 군집으로 발견된 서포면 선전리 해안가.(사진=사천시)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문화재청이 경남 사천시 서포면 선전리에 있는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泗川 仙田里 白堊紀 나뭇가지 被覆砌 産地 / site of carbonate coated wooden branches)’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나뭇가지 피복체는 백악기 호숫가 주변에 있는 나무에서 나뭇가지가 물에 떨어져 탄산염 등으로 코팅된 경우다. 선전리 일대는 과거 물 속에 석회질 성분이 많은 호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복체는 나뭇가지에 탄산염이 입혀져 딱딱해지고, 호숫가 바닥 등에 오랜 세월 침전되면서 원래 나뭇가지는 썩고, 그 시절 호수 속에 살던 조류와 미생물 등이 스며든 화석을 말한다. 이 나뭇가지 피복체는 이른바 막대기형 스트로마톨라이트(rod-shaped stromatolite, 이하 RSS)로도 불리고 있다.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자료=사천시)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자료=사천시)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생물체(박테리아 및 미세조류)의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퇴적학적 화석을 말한다. 이번에 천연기념물 지정이 예고된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는 백악기 식생 연구나 미세조류 등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캄브리아 시기에서 중생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산출되고 있으며, 각 시대별(선캄브리아, 고생대 및 중생대) 대표적인 지역은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거나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사천시 서포면 선전리 지역은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영월 문곡리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 ‘옹진 소청도 스트로마톨라이트 및 분바위’, ‘경산 대구 가톨릭대학교 스트로마톨라이트’ 등과 형성과정이 매우 유사하지만 형태와 형성 환경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 (사진=사천시)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 (사진=사천시)

국내 나뭇가지 피복체 또는 막대기형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은 우리나라 경상분지 퇴적층에서 폭 넓게 발견되고 있다. 특히, 나뭇가지 피복체는 1990년 후반 경상분지 진주층과 반야월층에서 집중적으로 보고됐다. 사천시 서포면 선전리 해안가에는 60cm 이상의 두께의 나뭇가지 피복체가 군집으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진주층이 분포하는 의령, 군위, 성주 등의 지역에서도 간헐적으로 나뭇가지 피복체가 발견되지만 군집을 이루지는 않았고 보존 상태 역시 우수하지 않다.  

반면, 사천시 서포면 선전리 해안가는 국내 타지역에 비해 형태와 크기 면에서 뛰어나고, 심미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2000년대 초반부터 문화재 지정 요구가 잇따랐다. 해당 지역은 바다에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파도에 의한 유실이 심한 곳으로 2014년 태풍으로 RSS 층의 절반이 유실돼 보존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 (사진=사천시)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 (사진=사천시)

문화재청이 발주한 학술용역에서는 사천시 서포면 선전리 산20번지와 비토리 산 35-2번지, 축동면 반용리 764번지가 문화재 지정 후보로 추천됐다. 최종적으로는 서포면 선전리 지역만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가 됐다. 

사천시 문화체육과 김상일 학예사는 “서포면 선전리 일대는 나뭇가지 피복체 화석 산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형태”라며 “이 화석 산지는 백악기 식생을 연구하고, 당시 환경을 조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학계에서도 십수년 전부터 문화재 지정 요구가 있어왔다. 이번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국가가 그만큼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와 관련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천시 천연기념물로는 곤양면 성내리 비자나무(천연기념물 제287호, 1982년 지정)와 사천 아두섬 공룡화석 산지(천연기념물 제474호, 2006년 지정)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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