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영화 포스터.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1편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무료한 여름을 조용히 냉각시킨 2018년 작 <콰이어트 플레이스 1>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소리에 반응하는 크리처를 등장시키면서 ‘사운드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알렸고, 탄탄한 스토리와 캐릭터, 음악 그 모든 것이 잘 짜인 플롯 속에서 살아 움직였다. 또 한 편의 웰메이드 공포물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설정 하나로 극한으로 몰아가는 1편은 흥행과 비평을 모두 사로잡았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제작될 여건이 자연스레 형성되면서 속편이 만들어졌다. 3년 만에 더 강렬하게 돌아왔을까. 성공한 영화의 속편이 그렇듯 스케일은 커지고 인물과 스토리도 풍부해졌다. 확장된 공간과 세계관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꼼꼼한 디테일도 돋보인다. 엄마 홀로 언제나 울어대는 젖먹이 아기까지 세 아이를 지켜내야 한다는 부담은 더욱 커졌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별개로, 크고 풍부해진 시공간을 끌어안기에는 무언가 허술하다. 촘촘한 얼개로 시종일관 관객의 심장을 조여왔던 1편을 생각하면 장르적 미덕은 잃지 않았지만, 1편이 보여줬던 ‘소리 없이 강한’ 공포의 강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사실 1편과의 단순 비교는 의미 없지만, 팬데믹 시대에 북미에서 최초의 첫 주 1억 불 흥행이라는 스코어로 흥행에 성공한 만큼 후속편에서는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비교다. 

삐걱거리는 완성도와는 달리 풍부해진 스토리는 마음을 건드린다.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 아이들은 성장하고 탄탄해지며 괴물들 또한 나름의 적응 방식을 찾는다. 시간의 마법처럼 적응하고 성장한 인간과 괴물의 대치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아무튼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은 신선함에 기대는 바가 크다. 이미 3편의 시나리오 제작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2편의 확장성보다는 1편의 치밀함과 새로움을 계승하는 데 주력하면 어떨까.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