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삼천포화력 1‧2호기, 재가동설 ‘솔솔’

‘여름 전력 수급 비상’이 이유…산자부 “확정 아냐”
사천환경련 “코미디…차라리 전기 절약 캠페인을”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

[뉴스사천=하병주] 지난 4월 말로 생명이 끝난 줄 알았던 삼천포화력발전소 1·2호기. 하지만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여름에 예상되는 전력 수급 상황은 꽤 심각하다. 기상청에서 매우 무더운 여름 날씨를 예보하는 데다 코로나19로 쪼그라들었던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다. 무더위는 냉방 수요를 증가시키고, 경기 회복도 자연스레 전력 사용량 증대로 이어진다.

역대 최대 전력 사용량을 기록한 것은 2018년 7월의 일로 9247만kW였다. 그런데 올여름에 예상하는 최대 전력 수요가 이 수치에 이르거나 조금 더 넘어설 수 있다는 게 전력 당국의 설명이다. 국내 발전설비 용량 1억 3339만kW 가운데 실제 공급 가능한 용량은 9700~9800kW 정도. 나머지는 정비나 안전성 문제 등으로 가동을 멈춘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폐쇄한 삼천포화력 1·2호기를 한시적으로 재가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지난해 말에 문을 닫은 보령화력 1·2호기와 함께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온 건 아니라는 게 한국남동발전과 삼천포화력발전소 관계자의 일치된 얘기다.

삼천포화력의 김경락 홍보차장은 “전력 수급 문제로 폐쇄한 1·2호기를 다시 가동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확정돼 내려온 지침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에선 “아직은 섣부른 얘기”라며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한 가지 방안으로 언급은 됐으나 실효성 있는 방안인지 아직 판단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산자부와 발전사 쪽 이야기를 종합하면, 폐쇄된 1·2호기를 재가동하는 방안이 거론되곤 있으나 확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업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남지역 환경단체들이 지난 4월 30일 오전 11시께 삼천포화력 주차장에서 삼천포 1,2호기 폐쇄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지역 환경단체들이 지난 4월 30일 오전 11시께 삼천포화력 주차장에서 삼천포 1,2호기 폐쇄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천환경운동연합 강춘석 상임의장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라는 시대적 사명 아래 문을 닫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1·2호기를 다시 가동한다는 건 발상 자체가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급해도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한다”며, “차라리 전기를 아껴 써 달라고 캠페인을 벌이는 게 훨씬 나은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삼천포화력발전소 쪽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삼천포화력 1·2호기가 가동을 중단한 지 석 달이 넘은 상태라 재가동이 쉽지 않다는 것. 또 이를 운용하던 인력도 사라져 재가동 준비가 만만치 않다는 게 일부 직원들의 주장이다.

지역민들의 반발에다 기술적 걸림돌 등으로 삼천포화력 1·2호기가 실제로 재가동에 들어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산자부에선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을 시기로 7월 넷째 주를 가리키고 있고, 폐쇄한 발전기의 재가동에는 최소한 한 달 정도의 준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6월 중으로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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