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프리가이

'프리가이' 영화 포스터.
'프리가이'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오락 영화의 핵심은 적재적소에 터져주는 웃음 포인트다. 거기다 병맛까지 더해지면 킬링타임용으로는 엄지척이다. <데드풀>에서 최상급의 병맛 장착한 캐릭터로 입지를 굳혔던 라이언 레이놀즈의 신작 <프리가이>는 레이놀즈라는 배우 특유의 매력을 계승하면서 짜릿한 볼거리와 메시지까지 담아냈다. 액션, 모험이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른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지난 후 묵직하게 남는, 평이하게 감동이라 부르기엔 아까운 그 어떤 ‘감정’이다. 2021년 최고의 오락영화로 손꼽을 만하다. 

<프리가이>는 비디오 게임 프리시티 속 병풍 캐릭터인 가이가 현실 세계와 만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각성하고 현실 세계까지 변화시키는 이야기다. 누군가의 들러리가 아닌 주체적인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은 주변과 연대하면서 묵직한 감동을 남긴다. 높은 기술적 완성도도 영화의 장점을 강화시키는데, 그다지 새롭지 않은 소재지만 무한한 디즈니의 상상력을 등에 업었으니 짜임새가 참신하다. 특히 CG임을 알면서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 게임 속 세상의 구현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게임이 배경인 만큼 유저들의 호응도 크겠지만 게임을 딱히 모른다 해도 아무 지장이 없다. 

매일 똑같은 루틴의 일상을 반복하는 게임 속 캐릭터 ‘가이’는 트루먼쇼를 연상케 하나 실은 그보다 훨씬 버라이어티 하고 끔찍하다.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잊을 수 없는 사랑을 만나기도 하는 게임 속 공간은 게임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되기도 하는데 그 지점을 각성하는 순간은 매우 철학적이다. 무질서와 혼돈의 공간에서 중심을 잡는 것은 ‘가이’인데, 하잘 것 없는 배경 캐릭터에서 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현실과 가상, 웃음과 감동을 번갈아 오가며 ‘프리하지 못한’ 프리시티 속에서 주체를 찾아가는 그를 응원하게 된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맛은 슈퍼 카메오 군단의 등장인데 익숙한 조연들과 함께 캐릭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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