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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선한 시민기자
  • 승인 2021.09.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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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코다
'코다' 영화 포스터.
'코다' 영화 포스터.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음악영화는 어느 정도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지만, 때로는 <원스>나 <비긴어게인>처럼 메가 히트작이 탄생하기도 한다. 이런 음악영화의 미덕은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음악’에 있다. 플롯이 약하고 스토리도 허술하며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음악이 좋으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당연히 모두를 두루 갖추면 더할 나위 없지만 말이다. <코다>는 여름 햇살 같은 음악과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를 모두 갖춘 보물 같은 영화다.

<코다>는 2014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올해 선댄스 최초로 4관왕을 휩쓴 화제작이다. 주인공 루비는 가족 중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배 위에서 노래를 불러도 아빠와 오빠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노래가 있어 빛나지만 가족과 공유할 수 없는 그녀만의 세계는 외롭고 고립돼 있다. 첫사랑 때문에 가입한 합창단은 ‘노래’라는 꿈을 꾸게 하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엔 가족 걱정이 너무 크다.

영화는 듣지 못하는 가족과 노래라는 꿈의 아이러니를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신파가 개입한 감동으로 갈등을 봉합하려거나 존재감 강한 음악으로 어물쩍 넘기지 않고, 그 자체만으로도 탄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코다>의 강점이자 매력이다. 좋은 줄거리는 음악을 빛나게 하고 음악은 좋은 이야기를 강화시킨다. 비록 들을 수 없지만 루비의 목소리가 아니 음악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을 충분히 깊이 이해하고 응원하는 가족의 모습은 눈시울을 적신다. 실제 농인 배우를 캐스팅해서 캐릭터 몰입감을 높인 시도는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찬사를 받을 것 같다.

영화 내내 반짝이던 여름 햇살과 눈부신 바다는 제 몫을 다하고 물러갔지만 매년 여름이 되면 문득 불시에 오래도록 다시 기억날 영화 한 편을 봤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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