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역화폐로 골목상권 살리기, 그 가능성을 찾아서 ②

진주시, 민관협업으로 배달앱 개발…지역화폐와 연동
남해군, 모바일지류 불편한 점 개선위해 카드형 도입
지류 화폐 보다는 모바일·카드형 등 사용 비율 증가세 

지난해 코로나19로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전국의 95%에 해당되는 232곳의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지역 상권 살리려 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 사천은 지역화폐 발행 계획이 없이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전국적인 흐름과 타 지역 상황을 살펴 사천지역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편집자- 

배달앱 전용 진주사랑 상품권 구매 모습.  
배달앱 전용 진주사랑 상품권 구매 모습.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배달앱 연동으로 지역화폐 효과

인근 진주시는 2019년부터 지역화폐인 ‘진주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2019년 9월 출시 당시엔 발행액이 10억 원 남짓이었으나, 코로나19가 엄습했던 2020년엔 80억, 올해는 500억 원대 규모로 발행 규모가 껑충 뛰었다. 

올해 진주시가 발행한 진주사랑상품권은 올해 500억 원 규모이며, 이 가운데 모바일은 440억 원, 종이는 60억 원으로 모바일 상품권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2019년 9월 기준 1000곳 정도였던 진주사랑상품권 가맹점은 2021년 9월 말 기준 종이 상품권 4800여 곳, 모바일상품권 1만2200여 곳으로 대폭 증가했다. 

종이 상품권은 신분증을 지참하여 가까운 농협(NH농협은행, 축협, 원협을 포함한 지역농협)에서 구입하면 되고, 4800여 개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상품권은 비플제로페이, 올원뱅크 등 제로페이 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진주시 사례에서 눈길을 끈 점은 모바일 중심의 지역화폐에 배달앱 연동 기동을 부여한 것이다. 진주시는 민관협력으로 진주형 배달앱인 ‘배달의 진주’와 ‘띵동’을 올해 출시했다. 진주형 배달앱은 기존 상용 배달앱 이용 시 소상공인이 6~12%에 이르는 중개수수료를 물던 것을, 2%로 낮춰 경영 부담을 덜게 했다. 진주시는 지난해 11월 공모를 거쳐  ㈜스마트로, ㈜아람솔루션, ㈜허니비즈 등 3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진주형 배달앱에 진주사랑상품권 결제 수단을 탑재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4월 기준 배달의 진주와 띵동 등 배달앱에는 약 900개 업체가 입점했고, 9월 말에는 1000여 곳으로 늘었다. 진주형 배달앱을 깐 진주시민은 1만50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는 10%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 됐고, 음식점주는 2%라는 적은 중계 수수료를 지불해 서로에게 도움이 된 것. 

진주시는 지역 기업인 ㈜에이앤에이치스트럭처와 협업을 통해 자체 공공 배달앱인 ‘배달의 진주’와 드론을 연계한 배달 서비스를 금산면·대곡면 일대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지역화폐와 배달앱, 드론서비스까지 서로의 연동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  

진주시는 진주형 배달앱의 조기정착을 위해 진주사랑상품권 발행 규모를 늘렸으며, SNS 홍보 이벤트도 수차례 진행한 바 있다. 진주시는 한국간편결제원과 앱 개발사와 협의로 배달앱 전용 진주사랑상품권을 올해 10월 초 10억 원 규모로 발행하기도 했다. 

진주시 일자리 경제과 손영욱 주무관은 “단정적인 수치로 말하기 어렵지만 진주사랑상품권 출시 이후 지역내 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으면서 소비진작 효과가 보이고 있다”며 “사람들이 많이 쓰면 쓸수록 소비자(시민)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커지고, 이용이 많아지면 가맹점이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가 있다. 진주형배달앱 출시 이후 상품권으로 온라인 결제가 가능해져 지역 상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어졌다”고 말했다.
 
모바일·지류에 이어 카드형 출시 

사천시와 가까운 남해군 역시 2019년 1월 지역화폐인 남해화폐 ‘화전(花錢)’ 발행을 시작했다. 화전(花錢)은 남해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지역상권 활성화와 공동체 강화를 위해 발행되는 남해화폐가 꽃처럼 화사하게, 남해 경제를 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남해화폐 ‘화전(花錢)’ 가맹점 표시.
남해화폐 ‘화전(花錢)’ 가맹점 표시.

화전(花錢)은 2019년 첫 도입 당시 30억 원 규모였으나, 올해는 200억 원으로 발행규모가 커졌다. 이 가운데 9월 말 기준 150억 원 상당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전 역시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도입 당시에는 종이 화전 사용 비율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모바일 비중이 높아졌다. 남해군에 따르면, 종이 46% 대 모바일 54%로 점차 모바일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모바일 가맹점은 2000곳이며, 종이 화전 가맹점은 1700곳이다. 10월부터는 카드형(체크카드) 화전이 새롭게 출시됐다. 

카드형 화전은 기존 종이 화전의 보관 불편성과 인쇄비용 소요 등의 단점을 보완하고, 모바일 사용에 불편을 겪는 어르신들이 쉽게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됐다. 

카드형 남해화폐는 선불형 충전식 체크카드이며, 관내 농협, 우체국, 신협, 새마을금고에서 카드발급 및 충전이 가능하며, 모바일 앱에서도 신청과 충전이 가능하다. 카드형은 연말정산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남해는 한때 종이 화전 부정유통 문제가 일부 불거져 단속을 강화한 바 있다. 남해군은 화전(花錢) 출시 초기 유료관광지 방문객의 거스름돈을 화전으로 환전해줘서 관광지와 지역 상권의 공생을 꾀한 바 있다. 남해군은 관광지 특성상 외부 관광객들이 모바일 화전으로 환전해 지역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해군 지역활성과 권홍엽 주무관은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도 할인율 때문에 남해 화전으로 환전해서 쓰는 경우가 많고, 실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보통은 도소매업에서 이용 많이 하고, 식당을 이용하거나 식료품을 사는데 이용을 많이 한다. 카드형을 새롭게 출시해 어르신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는 자체 쇼핑몰인 e경남몰에 경남사랑상품권 이용이 가능한 기능을 탑재하고, 직불 10% 환급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도 인천 지역화폐 인천e음 결제가 가능한 인천e몰을 운영하고 있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