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권영화제에서 만나는 ‘여성으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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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권영화제에서 만나는 ‘여성으로 살기’
  • 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 승인 2021.11.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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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뉴스사천=정윤정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장] 제5회 사천인권영화제 개막을 두고 나는 이미 행복하다. 올해는 또 어떤 영화가 무슨 질문을 던질까 기대된다. 

영화는 소통이다. 한 편의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관객의 마음이 움직인다. 그리고 관객의 공감과 지지로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꾼다. 한 영화가 장애 학교 아이들에게 가해진 성폭력과 학대에 관객을 분노하게 했고, 이 분노의 감정은 가해자들이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하는 서명운동으로 이어졌다. 영화를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잔인한 폭력을 외면하지 않게 됐다. 또 다른 영화 한 편이 아동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공분을 사게 했고, 아동성폭력 처벌에 관한 법을 개정하게 했다.

‘여성은 자전거를 탈 수 없다’는 율법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영화 한 편 덕분에 여성도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을 고쳤다. 사우디 출신 여성 감독이 사회의 불합리한 남녀차별을 영화로 그려낸 것이다. 영화는 사우디의 한 소녀가 자전거에 마음을 뺏겨 자전거 구입 비용 마련을 위해 거액의 상금이 걸린 코란 퀴즈대회에 출전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가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켜 사우디아라비아는 결국 여성도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을 고친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곧장 바꾸기도 하고 서서히 바꾸기도 한다. 

성차별과 여성혐오가 원인인 젠더폭력은 이미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정책으로 슬로건으로 이 사회문제에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정답이 무엇인지는 잘 알지만 이를 생활문화에 반영하는 것은 환영받지 못한다. 정책이나 교과서는 성평등을 이야기 하지만 성문화는 성평등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차별적인 성문화가 여성의 생활 전반에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영화가 이야기한다. 

가족 내 배우자를 어떻게 통제하고 지배하고 있는지, 가정 내 폭력이 아동학대와 노인학대와 중첩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영화가 가정폭력 실태를 보여준다. 이로써 남의 가정사에 경찰도 개입 못한다는 문화를 가정폭력은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하게 되었다. 성폭력 피해자에 가해지는 2차 피해가 얼마나 잔혹한지를 영화로 말해주었다. 성매매가 궁박한 처지에 놓인 여성과 아동 청소년에 가해지는 폭력이라는 인식을 영화가 가능하게 한다. 데이트 폭력이, 스토킹이 성차별에서 기인한 젠더폭력이라고 영화로 이야기한다. 

여성인권영화는 여성의 삶을 그려낸다. 가부장제나 보수적인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힘든 모습을 그려내기도 하고, 여성으로 ‘살아남기’를 그려내기도 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모습’도 그려낸다. 사회의 뿌리 깊은 성차별과 여성혐오를 없애고자 영화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영화로 연대한다. 영화가 우리 사회의 젠더폭력을 근절하고 젠더평등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중여한 역할을 한다. 

올해도 사천인권영화제를 통해 우리에게 던져진 젠더폭력 메시지에 마음이 움직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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