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름다운 숲’에 뽑힌 소나무 비보림(裨補林) 대곡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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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름다운 숲’에 뽑힌 소나무 비보림(裨補林) 대곡숲
  • 박남희 시민기자/숲 해설가
  • 승인 2022.01.13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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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사천의 마을 숲 ⑪

코로나19로 새삼 깨닫는 것이 숲의 소중함이다. 특히나 마을 숲은 역사가 깊으면서도 늘 사람들 곁에 있어서 삶의 희로애락이 짙게 밴 곳이다. 숲 해설가와 함께 사천의 마을 숲과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 편집자-

정동면 대곡리 대곡마을에 있는 대곡숲.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으로 빼어난 모양새를 자랑하며 2002년 ‘제3회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았다.
정동면 대곡리 대곡마을에 있는 대곡숲.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으로 빼어난 모양새를 자랑하며 2002년 ‘제3회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았다.

 

[뉴스사천=박남희 시민기자/숲 해설가] 대곡숲은 정동면 대곡리 대곡마을에 있는 숲이다. 주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숲 옆 정동초등학교 아이들의 상설 놀이터이다.

대곡 숲 소나무 군락은 전체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소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단아하여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나무의 나이는 대략 200~300살이다. 거친 껍질과 하늘 높이 치솟은 키 큰 소나무들이 즐비한 대곡숲은 2002년 ‘생명의 숲 가꾸기 운동본부’와 산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제3회 아름다운 숲’ 대상을 받았다.

예부터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생사를 함께해 온 나무이다. 또한 전국 곳곳에 조성된 마을숲의 대표격은 ‘소나무숲’이다. 대곡숲이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이유는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으로 빼어난 모양새를 자랑하고, 숲이 품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깊게 더해졌기 때문이다.

숲 안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대곡마을 숲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이 마을 숲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여 년 전에 대곡마을의 지세를 보완하여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조성한 숲이다. 대곡마을의 지세가 곡식 등을 까불러 고르는 그릇 모양의 키 형상으로 마을 배후의 깊숙한 골짜기를 타고 내린 시냇물이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 바깥으로 흘러감에 따라 골 안의 복된 기운이 소하천으로 흘러 나간다고 믿어왔다. 이에 주민들이 풍수지리설에 근거하여 마을의 지세를 차단하기 위해 조성하여 오늘날까지 아름답게 가꾸어 오고 있다.”

결국 대곡숲은 풍수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인위로 조성한 비보림(裨補林)인 셈이다.

대곡 숲의 소나무 줄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구멍이 숭숭 뚫린 흔적이 여럿 있다. 일제가 2차 세계대전 시기에 송진을 마구 채취한 흔적이다. 일제는 송진 채취뿐만 아니라 숲속 용(龍)의 기운을 차단하기 위해 소나무를 파내고 건물을 짓는 등 숲을 훼손했다고 한다.

대곡숲과 관련한 마을 사람들이 전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해방 직후에 전염병이 크게 유행했을 때 인근 마을에는 인명 피해가 컸는데, 대곡마을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대곡숲이 외부로부터 오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대곡숲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들의 줄기.
대곡숲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들의 줄기.


대곡 숲이 정말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됐을까? 분명한 사실은 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가 항균 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내뿜는 항균물질이다. 한 가지 물질이 아니라 수백, 수천 가지 종류의 물질을 한데 묶어 일컫는 말이다. 소나무, 잣나무, 편백 등 침엽수가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편이다. 특히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진정 작용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소나무로 이루어진 대곡숲이 전염병을 막는 역할을 했다고 믿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럴듯하게 들린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다. 선조들이 남긴 문화, 예술, 종교, 민속, 풍수 등에 두루 등장하고 민족의 기상과 정서를 대변한다. 우뚝 솟은 위용과 힘찬 기백은 군자에 비유하고,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떨구지 않아 세한삼우(歲寒三友)로 꼽는다. 소나무의 한자는 송(松) 또는 송목(松木)이며, 순우리말은 ‘솔’이다. 우두머리라는 뜻의 ‘수리’ 또는 ‘술’이 변하여 ‘솔’이 되었다고 한다.

언제 찾아가도 대곡숲은 사람들을 반긴다. 바람이 전해주는 솔향 아래에서 소나무 껍질에 손바닥을 대어보라. 모든 짐을 다 짊어진 듯한 삶의 무게가 거북등 껍질에 비하면 별것 아닌 것처럼 위안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사천시 녹지공원과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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