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임 우천바리안마을 사무장

서윤임 우천바리안마을 사무장
서윤임 우천바리안마을 사무장

새해가 밝았지만, 추위는 여전히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아무리 춥다고 하더라도 열정으로 똘똘 뭉친 우리의 마음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저는 2007년 7월 농촌체험마을 사무장을 시작해 15년 동안 우리지역 농촌 그리고 이웃과 함께 했습니다. 이제 1월 말이면 새로운 꿈을 찾아 마을 사무장직을 내려놓습니다.

짧지 않은 기간 농촌체험마을 사무장으로 활동하다 보니 농촌의 실정을 알게 됐고, 흐르는 세월만큼 새로운 경험도 많이 했습니다. 때로는 힘든 점도 있었고, 배운 점도 많았습니다. 어떤 일이든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마을 공동체의 의기투합이 중요했습니다. 자신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는 것 또한 필요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마을주민과 토론으로 새로운 개선책을 강구했고, 마을을 알릴 수 있는 특산품이나 색다른 체험프로그램을 만들어 농촌의 실정과 지역특산물을 알렸습니다. 주민들과 소통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 서로 의논하고, 불편함을 해소하며 마을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했습니다.

마을 공동작업을 하다 보면 매번 참석하시는 어르신들과 그에 반해 얼굴마저 잘 비치지 않는 어르신들도 계셨습니다. 어떤 경우엔 서로 간의 불신이 생겨 골이 깊어졌고, 저는 어르신 모두가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기도 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안고 있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토론으로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고, 공감했습니다. 그렇게 주민들과 저는 협동 단결해 마을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바꿔나가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체험객들도 늘어 매년 1만여 명이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보고 느낀 점을 2가지로 말하자면, 첫째로 마을을 찾아 오는 손님들이 체험으로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체험을 하며 느꼈던 불편사항을 파악해 향후 그러한 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둘째로 토론을 활성화 해 마을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서로 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절실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농촌체험마을에서 이런 부분들을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사무장 제도를 통해 어느 정도의 문제는 해소할 수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무장 한 사람의 능력에 달려 있기에 한계가 큽니다. 그렇기에 의도와 컨셉, 더불어 전달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체험마을의 온라인 서비스나 홍보마케팅 등 대내외적으로 어떻게 부각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을 자체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마냥 도시민이 찾아오기만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농촌도 차차 발전해 나가야 하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도시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 배워야 합니다.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 마을 특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숨어있는 자원을 발굴하고, 마을 구성원들의 이해를 촉진시키고, 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체험행사의 언제가 가장 도시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줄 수 있을지도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체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컨설팅 완료 후에도 상호 지속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세부 실행계획을 단계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마을에서는 미리 이러한 부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며, 이는 곧 장기적 ‘성공마을’을 만드는데 가장 핵심요인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향후 마을의 발전 대안이나 전망 등 새로운 방향으로 거듭나는 체험마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인생이라는 길은 어떻게 됐든 우리의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물론 인생을 사는 동안 고난이 닥치기 마련이라지만 어느 순간 그 어려움도 내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나무 중에서도 올곧 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고, 일직선으로 뚫린 바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돌아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그래도 삶은 가는 겁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 살아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이겠죠? 이상 제 농촌 이야기였습니다. 

서윤임 우천바리안마을 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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