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사이보그가 되다

『사이보그가 되다』김초엽, 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21
『사이보그가 되다』김초엽, 김원영 지음 / 사계절 / 2021

[뉴스사천=황다슬 삼천포도서관 사서] 사이보그란 기계장치를 생물에 이식한 결합체를 뜻한다. 터미네이터 속의 사이보그는 이미 한물 지났다. 터미네이터가 개봉한 지 38년이 지났고, 그 시간만큼 과학기술은 발전하고, 덕분에 새로운 사이보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사이보그들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며, 어떻게 살아갈까?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신체와 감각, 기술과 환경이 결합해 재설계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저자인 김초엽은 데뷔와 동시에 한국과학문학상 대상과 젊은작가상 등 다양한 상을 휩쓸며 떠오르는 젊은 작가 중 한명이고, 열여섯살에 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고, 비싼 보청기를 맞추며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되었다. 또 다른 저자인 김원영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가위원회 등에서 일했으며,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비롯한 책을 냈으며, 연극배우로도 활동하는 변호사이고, 골형성부전증으로 열다섯 처음으로 휠체어에 앉기 전까지 걸을 수 없었다. 

저자들은 보청기, 휠체어의 발전과 같은 과학기술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자신들의 상호 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 다른 주제를 펼쳐나간다.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른 저자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고통과 장벽은 언젠가 발전할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과학기술이 해결해주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수어 통역 등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의 실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장애는 더 이상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상태에 따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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