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포리스트 카터 저 / 조경숙 역 아름드리미디어 / 201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저 / 조경숙 역 아름드리미디어 / 2014

[뉴스사천=최혜란 사천도서관 뫼잣마루 독서회 회원]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코로나 시국이 되기 전 제법 열심히 독서 모임 토론을 하고 있던 시절에 읽게 된 책이었다.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해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제목처럼 마음이 따뜻해짐을 경험하게 된… 그래서 나의 추천 도서 리스트 중 한 권이 되었다.

이 책은 부모를 잃은 다섯 살의 ‘작은 나무’라는 소년이 체로키 인디언족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보낸 유년 시절의 이야기다. 체로키족은 그들만의 전통을 지키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연의 이치와 질서를 존중하며, 무분별한 사냥이나 개발을 자제하고 자연을 이용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보여준다.

작은 나무는 필요한 만큼만 사냥하는 법을 알려주시는 할아버지, 저녁마다 셰익스피어를 읽어주시는 할머니가 계셨기에 부족함 없는 정서를 갖게 된다. 작은 나무가 바람과 물과 나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침의 탄생을 지켜보고 늑대별과 교감하는 장면은 모든 것이 5G급으로 속도를 내는 지금 세상에 사는 나에게 있어 잠시 눈을 감고 기분 좋은 평화를 느끼게 하는, 마치 선물과 같은 시간이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로에게 말하는 “I kin ye.”는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라는 뜻이자 “나는 당신을 이해한다”라는 의미의 인디언식 표현이다. 사랑은 이해로부터 시작되고 비로소 완성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영혼의 마음은 근육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 마음을 더 크고 튼튼하게 가질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마음을 쓰는 것뿐이다. 작은 나무의 할머니는 세월이 흐를수록 이해는 깊어진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슬쩍 시간의 힘에 기대어 보기로 한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강제적 단절의 시간을 보내며 피폐해진 우리의 영혼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시간을 갖게 되길 바라며,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따뜻하고 신선한 감동을 모두가 나누어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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