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덕(德)』재료: 향나무
제목:『덕(德)』재료: 향나무

[뉴스사천=월주 윤향숙] 딱히 모임이라 정하지 않았지만 만나면 반가운 사람 몇 분이 있다. 밥때가 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은 먹었냐고 연락하는 사람들이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분들과 다 같이 모여서 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각자 생활 따로 하고 밥때 마주 앉아 밥 한 그릇 같이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서각 작품 중에는 사람의 근본이며 우리 문화의 중요 가치관인 덕(德)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글 생김새를 보면 사람이 길을 직시하고 똑바로 걸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걷는 사람’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전시회에 온 관람객이 전서체로 새긴 ‘덕(德)’ 작품을 보며 ‘한자가 그림 같기도 하고 글 같기도 한데 많은 서체 중 왜 일반인들이 잘 접하지 않는 그림 같은 서체로 작품을 하느냐?’라고 묻는다.

전서체는 조형미가 뛰어나 작품에 많이 사용하는 한자 서체 중의 하나이다. 은·주(周)·춘추전국시대에 만든 청동기(종·솥·항아리·술잔·병기·전폐)에 새긴 글자를 금문이라 하는데, 이는 전서(篆書) 중 하나이기도 하다. 6개국으로 흩어진 중국 문자를 하나로 통일한 중국 황제는 호화로운 궁전으로 유명한 아방궁(阿房宮)과 만리장성을 축조한 중국 진나라의 진시황제이다.

공자는 논어 이인(里仁) 편에서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 했다. 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따르는 이웃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는 뜻이다. 또 정약용은 명덕(明德)을 효(孝), 제(悌), 자(慈)라 정의하고, ‘마음은 본래 덕이 없고 곧은 성품만 있을 뿐, 곧은 마음을 실천하는 것이 덕’이라 했다. 그러니 덕(德)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쌓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겉멋보다 사람 맛이 밴 이들과 오랫동안 벗 삼아 지내고 싶다는 큰 소원 한 가지 꿈꿔보는 여름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