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22 쉬운 우리말 쓰기 : 외국인도 알아듣는 쉬운 우리말 ①
문장은 짧게, 한자는 멀리!…‘외국인이 쉬우면 우리도 쉽다’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의 공모사업에 뽑힌 이번 기획 보도는 경상국립대학교 국어문화원과 협업으로 진행한다. 교육과 의료, 교통, 통신 등 생활 속에서 마주칠만한 다양한 분야의 공공언어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쉽게 고치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앞서 2020년과 2021년에 진행한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품고 배려하는 말과 글>에 이은 세 번째 ‘쉬운 우리말 쓰기’ 기획이다.-편집자-

기획 보도를 위해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 관계자와 외국인들이 토론하는 모습. 
기획 보도를 위해 경상국립대 국어문화원 관계자와 외국인들이 토론하는 모습.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외국인이 다가와 뭔가 물어보려 할 때 당황스러워했던 기억이 있을까. 뜻밖에 이 외국인이 우리말로 질문을 할 때면 무척이나 반가웠을 테다. 그런데 때로는 물음에 답을 하거나 설명하기가 마땅찮을 수도 있다. 한국인에게도 어려운 글귀나 표현이 담긴 문장을 만날 때다.

‘이 표현을 어떻게 바꿔줘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번 기획 보도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정부나 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기관에서 내는 각종 안내문이라면 되도록 쉬워야 한다는 논리가 깔렸다.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여러 공공언어가 외국인이나 결혼이주민들이 보고 듣기에도 쉽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일이다. 그래서 기획 보도 이름은 <외국인도 알아듣는 쉬운 우리말>이다.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의 공모사업에 뽑힌 이번 기획 보도는 경상국립대학교 국어문화원과 협업으로 진행한다. 교육과 의료, 교통, 통신 등 생활 속에서 마주칠만한 다양한 분야의 공공언어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단어나 문장을 쉽게 고치는 게 사업의 핵심이다. 앞서 2020년과 2021년에 진행한 <알려라, 더 넓게 더 쉽게>, <품고 배려하는 말과 글>에 이은 세 번째 ‘쉬운 우리말 쓰기’ 기획이다.

누군가가 말을 쉽게 한다는 건 곧 상대방이 그 말을 잘 알아들음이다. 그러니 쉬운 말의 잣대는 말하는 이가 아니라 듣는 이에게 있다. 흔히 말과 글을 쉽게 쓴다고 할 때 ‘초등학교 3·4학년이 이해할 정도로 쉽게’란 표현을 쓰는데, 이번엔 그 기준 또는 대상이 외국인인 셈이다. 외국인이 알아들을 정도면 정말로 쉽게 말하고 글로 쓰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기획 보도에는 몇몇 외국인과 결혼이주민도 참여한다. 생활 속에서 자주 만나거나 부딪칠 수 있는 문장 또는 공공 안내문 따위에서 그들이 어떤 표현을 어려워하는지 직접 살핀다. 또, 그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나 문장을 어떻게 바꾸었을 때 고개를 끄덕이는지도 확인한다.

지금까지 대략 드러난 사실은 한자식 표현과 띄어쓰기가 생략된 문장을 만났을 때 어려워한다는 점이다. 동사나 형용사가 적절히 섞인 문장은 전체적인 맥락으로 대략 감을 잡기도 하지만, 명사 그것도 한자식 명사가 나열된 문장은 뜻을 알아차리기에 벅차 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짧은 문장보다 긴 문장을 어려워함도 당연한 결과다.

이는 외국인이 아니라 내국인 사이에서도 널리 확인된 사실이다. 결국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한자식 표현을 줄이고, 알맞게 띄어 쓰면서, 가능한 짧은 문장으로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일은 꼭 필요하다.

<외국인도 알아듣는 쉬운 우리말>에서는 앞으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문장을 여럿 소환할 예정이다. 그 가운데 외국인이 어려워하는 문장을 소개하고, 그 문장을 어떻게 다듬었을 때 그들이 쉽게 이해하는지 과정을 밝힌다. 이는 한국인에게도 우리말을 알맞게 쓰는 데 도움이 될 줄 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민국 경상국립대국어문화원장(왼쪽), 박용식 교수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민국 경상국립대국어문화원장(왼쪽), 박용식 교수
박성희 연구원(왼쪽), 박시은 연구원
박성희 연구원(왼쪽), 박시은 연구원
이영영 씨(왼쪽), 오언 씨
이영영 씨(왼쪽), 오언 씨
수랑가 씨(왼쪽), 씨리엘 씨
수랑가 씨(왼쪽), 씨리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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