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외계+인 1부

영화 외계+인(사진=영화홍보물)
영화 외계+인(사진=영화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도둑들>과 <암살>로 쌍천만 감독의 반열에 오른 최동훈 감독이 돌아왔다. 무려 7년 만의 신작인데다 3년간 공을 들인 시나리오라니 기대감만큼은 맥시멈까지 차오른다. 게다가 출연 배우 면면은 가히 ‘어벤져스’급 아닌가.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된 영화 시장에서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는 대작 중 1번 타자로 일단 손색이 없어 보인다.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액션, 판타지, SF에 코미디까지 더해서 그야말로 남김없이 바닥까지 싹싹 긁어서 뒤섞었다. 전작 <전우치>보다 시공간이 확장됐고 CG를 비롯한 영화적 기술의 측면에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사실 <외계+인 1부>의 스토리나 장르 혼합은 한국 영화계에서 대자본이 투입된 영화가 할만한 안전한 시도는 아닌데 역으로 대작이 이런 시도도 했다. 생각의 틀을 부수는 최동훈의 이런 역동적인 상상력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실험적이다.

그의 호기로운 세계관이 마음에 들었다면 러닝타임 내내 넋을 놓고 보게 만들 만큼 흥미로우나, 아쉽게도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편이다. 좋게 말하면 멋진 하이브리드이며 나쁘게 말하면 끔찍한 혼종같아서, 취향 존중이라는 말로 대충 뭉개고 넘어가야 할 분위기다. 흥행이나 명성에 기대 새로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고 하자.

아무튼 1부에서 열심히 캐릭터 소개와 배경 서사를 열심히 쌓았으니 내년에 공개되는 2부에 대한 호기심을 남겼다. 최동훈 감독은 “어벤져스 ‘만큼’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데, 유종의 미가 될지 용두사미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평가를 유보하고 기대를 해본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우리에겐 유재석이 더 재미있으니까.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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