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달우드 열 방울과 감정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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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달우드 열 방울과 감정보따리
  • 구륜휘 작가
  • 승인 2022.08.03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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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륜휘 '바다가분다' 공방 대표
구륜휘 '바다가분다' 공방 대표

[뉴스사천=구륜휘 작가] 최근에 보낸 나의 메시지함을 열어보았다. 간단한 인사로 시작되는 문장은 몸속 바닥까지 긁어내고 있었다. 메시지의 정체는 자연치유제 에센셜오일과도 관계된다. 지난달에 제주 여행을 갔을 때 들른 한 공방에서 구매했던 샌달우드향을 재구매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나라는 손님을 떠올리게 하기 위해 지난 달 나의 품행과 손을 떨었던 반복적인 행위와 불안을 느끼는 정서적 상태를 상기시켰다. 그때 공방 사장님께서 작은 병에 잎사귀를 넣어서 샌달우드 열 방울을 넣어주셨다고도 알려드렸다. 

다행히 제주에서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고 현재 상태에 맞는 여러 가지 향을 설명과 함께 알려주었다. 나는 불안한 건 여전하지만, 향을 즐기는 시간은 고요하고 안전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스스로 돌보는 느낌이 든다고도 했다. 하지만 불쑥불쑥 짜증이 나고 조급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성격 탓이겠거니 생각도 하지만 향으로 혹시 치유될 수 있을지 간절하게 물었다.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알려 달라고 부탁도 해보았다.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화’라는 감정을 꺼내왔다. 조급할 때의 마음은 화와 닮아 있다고 알려드렸다. 외부로부터 촉발되는 화이기도 하고 그것이 잘못 표출될까봐 늘 조마조마 하다고 전달했다. 

그쪽에서도 연락이 왔다. 짜증을 표출하는 이유나 상황을 좀 더 정확히 알아야 잘 맞는 향을 찾아드릴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기도 하였는데, 짜증의 원인이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인지, 아니면 타인의 반응에 대한 감정 변화인지, 혹은 현재에 대한 불만인지 등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적절할 것 같은 선택지를 선택하고 나는 멀리서 날아오는 메시지를 기다렸다. 그녀는 네 가지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안내했다. 한 가지를 선택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다.

1. 긍정적인 마인드를 기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요. 2. 재밌고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 낙천적인 성향을 기를 수 있도록 돕습니다. 4. 내면의 자신감을 키우고 단단해지도록 도와요. 

이 아름다운 마음을 다 가지고 싶은데 나는 1번을 선택했다. 그러니 그녀는 한 달 전 내가 좋아했던 향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향이라고 생각했다며 좋아했다. 능란한 장사꾼에게 구륜휘가 또 속았군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메시지를 기록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향을 고르는 순간까지 치유를 받는 경험을 받아들였다. 

마주하는 현실에서 부딪는 사람들은 건강해보이곤 한다. 건강해보이려고 애쓰거나 말이다. 나는 건강하지 않아서 건강하지 않은 나를 내버려둔다.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내 건강 신호등이 색깔을 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가끔은 타인의 파란신호등이 점멸등처럼 깜빡깜빡 건강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숨이 가쁘다. 신경이 예민해진다. 금세 나의 건강은 주황등으로 바뀐다. 되도록 파란 신호를 과신하는 사람을 멀리하려고 하지만 도리 없이 내 신호등이 빨갛게 꺼져버리곤 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내도 괜찮아요. 예를 들어, 저혈당 증상이 급히 나타났다면 설탕물이든 꿀물이든 요구르트든 사탕이든 주변인에게 요청하세요. 호흡과다로 쓰러질 것 같으면 손 좀 잡아달라고 안아달라고 말해보세요. 건강함은 당연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픈 몸으로 살아낼 수밖에 없는 아픈 사람의 아픈 연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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