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우리 다시 언젠가 꼭

『우리 다시 언젠가 꼭』팻 지틀로 밀러 글 / 이수지 그림 /비룡소/ 2022
『우리 다시 언젠가 꼭』팻 지틀로 밀러 글 / 이수지 그림 /비룡소/ 2022

[뉴스사천=정휘숙 사천도서관 사서] 바람의 결이, 공기의 밀도가 달라졌습니다. 계절은 어느새 가을로 흘러가고, 9월과 함께 추석도 성큼 다가왔습니다. 

명절도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하지만 설과 함께 추석은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음을 나누는 좋은 날입니다. 그런데 다시금 고개를 든 코로나 때문에 고향을 찾고, 가족을 만나는 것을 미뤄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인 사람들도 있는데요. 

멀리 떨어져 서로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우리 다시 언젠가 꼭>을 권합니다. 팻 지틀로 밀러가 글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은 이수지 작가가 기발한 디자인의 그림은 물론이고 직접 우리말로 옮긴 작품입니다. 

할머니와 손주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손주는 이것저것 계획을 세워 보지만 학교도 가야 하고, 엄마 아빠는 바쁘고, 시간과 돈도 많이 듭니다. 그래서 편지를 쓰고, 전화를 걸고, 컴퓨터 화상 채팅으로 일상을 나눕니다. 마지막엔 늘 특별한 이 주문을 서로에게 보내죠. ‘우리 다시 언젠가 꼭!’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딱 붙어 앉아 시시콜콜 얘기하며 웃고 떠들고 싶습니다. 점점 커져만 가는 그리움. 두 사람이 손꼽아 기다리는 ‘언젠가’는 도대체 언제쯤 올까요?

지금이 아니면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우리는 자의로 혹은 타의로 ‘지금’을 ‘다음’으로 미루곤 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팬데믹의 시대. 헤어짐의 시간은 좀처럼 끝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 할까요?

올 추석, ‘언젠가 꼭 만날 그날이 지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주문을 걸어 봅니다. 우리! 다시! 언젠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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