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도문예진흥원서 35년…문화예술 경영 실무 경험 쌓아
‘사천시 대표 문화 콘텐츠 발굴 제도’로 특색있는 사업 기획
“와룡문화제는 통합축제의 의미와 목적 살려 세밀하게 준비”

[취임 인터뷰] 사천문화재단 김병태 신임 대표이사

한 달여 동안 비어있던 사천문화재단의 대표이사 자리가 채워졌다. 지난 9월 2일 취임한 김병태 신임 대표이사는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을 거쳐 경남문화재단 사무처장,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교육센터장·문화예술본부장·경영기획본부장을 지내며 문화·예술 분야의 지원과 경영 실무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지역 언론과 문화재단에서 경남의 크고 작은 성장을 함께한 그가 이제 고향 사천으로 돌아와 사천문화재단의 실무 수장을 맡게 됐다. 그와 만나 사천문화재단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인터뷰는 9월 20일 오전 사천문화재단 대표이사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지난 20일 사천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병태 신임 대표이사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사천시민이 직접 만들고 누리는 문화예술 사업을 위해 애쓰려 한다.
지난 20일 사천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병태 신임 대표이사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사천시민이 직접 만들고 누리는 문화예술 사업을 위해 애쓰려 한다.

고향 사천에 돌아와 사천문화재단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았다. 시민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고향은 참 좋은 것 같다. 만나는 사람들도, 산도, 바다도, 심지어 지나가는 차들도 낯설지 않다. 푸근함이 느껴지고 그저 반갑다. 30여 년 만에 고향에 와서 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을 맡게 돼 무척 기쁘고 영광이다. 그만큼 어깨도 무겁다. 아직은 미숙해도 경험과 모든 것을 다해 고향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동안의 사천문화재단 활동과 사업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재단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준다면?

 =재단에 근무한 지 20일(인터뷰 당시)이 됐다. 업무를 파악하고 사업 현장도 몇 번 다녀왔다. 업무도 체계적이고 직원들의 업무 숙련도도 상당한 것 같다. 앞으로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재단이 가장 먼저 할 일은 확장성에 중심을 두는 것이라고 본다. 예술과 기술영역을 시대변화에 따라 융합한 창작 콘텐츠를 찾아내고 문화예술과 관광산업을 접목할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가?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무게를 두면서 사업구조와 조직을 개편하고 예산도 확대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정책연구와 기획 인력이 꼭 필요하다. 물론, 성장 가능성과 우수한 콘텐츠나 예술가가 있더라도 경직된 사업예산 구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이는 공공기관의 단점이기도 하다. 예산 충당 부분에서는 그동안의 경험을 활용해 중앙정부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하는 국비·도비 지원사업을 유치할 것이다. 또한, 사천시의 문화예술 정책을 실행하는 기관으로서,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고 누리는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취임사에서 사천시만의 특색있는 브랜드 발굴과 육성을 강조했는데...

 =‘사천시 대표 문화 콘텐츠 발굴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공정한 평가를 통해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이 증명된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해서는 그 제작이나, 유통, 마케팅 그리고 향유하는 단계에까지 전략적 지원을 할 것이다. 특히, 문화예술과 사천시의 우주항공산업, 관광산업이 서로 상승효과를 가질 수 있는 종합예술 관광 축제도 구상하고 있다. 미국 LA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워터월드 스턴트 쇼’를 본 삼아 이순신 사천해전을 수상 쇼로 재현하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사천!’ 하면 떠오르는 콘텐츠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삶의 기반을 가질 수 있는 사업을 만들고 싶다. 거대 담론으로 본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도 포함할 수 있다.

문화재단 외에도 사천문화원, 사천예총이 문화예술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선 기관단체의 설립 취지에 맞는 고유목적 사업에 대해 존중하고 협업할 것이다. 특히, 사천시민의 문화예술 향유와 일상화, 생활화, 예술인의 창작활동 활성화, 예술가 지원, 지역 전통문화 선양사업, 지역 향토문화 보존과 전승 등 재단과 예총, 문화원의 사업이 어우러지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려 한다. 모든 일은 ‘소통’하면 된다고 믿는다.

 

고려현종대왕축제가 다시 와룡문화제로 돌아왔다. 내년 축제는 어떤 방향으로 준비할 계획인가?

=와룡문화제는 내년 4월 중 사천시청 광장 일원에서 3일 동안 열 예정이다. 옛 삼천포와 사천의 통합축제로써 그 의미와 목적을 살리고 시민참여형으로 지속하려 한다. ‘풍패지향’이 왕조의 본향을 뜻하는 만큼 사천 역사에서 고려 현종도 의미가 깊다. 그동안 준비한 고려 현종에 대한 콘텐츠 모두 축제에 포함된다. 행사 추진계획은 아주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시민이 즐겁고 행복한 재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에게 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사람이 즐거우면 사회갈등 비용이 줄어든다. 이제 우리는 문화복지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 행복 지수는 문화복지가 끌어 올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이 직접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테면, 문해교육을 받은 동네 노인들이 ‘우리 집 영감’이나 ‘우리 집 강아지’를 주제로 시를 썼다. 글을 몰랐던 노인이 시를 쓰고 마음을 글로 풀어내는 일. 이것이 수요자 중심의 문화예술 행정이 해야 할 일이다. 사천시민의 일상에 문화예술의 즐거움이 스며들도록 일하겠다.

 

인터뷰를 끝내며 ‘문화·예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에게 묻자, “문화·예술은 삶”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의 고민이 깊어 사천에 더 많은 볼거리, 즐길 거리, ‘누릴 거리’가 생기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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