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정직한 후보2

영화 '정직한 후보' 홍보물
영화 '정직한 후보'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한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신한 소재로 나름 평타는 친 영화가 <정직한 후보>이며, 그 후광을 업고 <정직한 후보2>가 컴백했다. 이번에는 주상숙(라미란)의 비서실장 박희철(김무열)까지 가세해서 거짓말을 못하는 ‘진실의 주둥이’가 2명이다. 아마도 두 배의 웃음과 재미를 기대했을 텐데, 이거 어쩌나.

<정직한 후보2>는 거짓말을 일삼던 주인공이 개과천선하는 코미디 영화를 내세운 전편의 모든 것을 ‘매우 정직하게’ 계승한다. 상황만 다를 뿐 소재, 주제는 물론 유머코드까지 전혀 새로울 것이 똑같다. 정직하면 할수록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지지율이라는 설정은 블랙코미디에는 더없이 좋은 요소인데 촌철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허를 찌르는 쾌감이 없다. 이 때문에 쌍주둥이가 주는 웃음은 두 배가 아니라 반타작 수준으로 격감하고 말았다.

펜데믹 3년을 보내는 동안 영화 관람료가 두세 번씩 인상됐다. 과거 여가 활동의 심심풀이 땅콩이었던 영화 관람이 어느 순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과연 돈값을 하는 영화인지를 따지게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정직한 후보2>는 어쩐지 애매해서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치는 느낌이다.  돈값을 제대로 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당연히 글쎄요?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1편을 본 사람에게 굳이 2편까지 권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랄까.

말은 웃기되 공감으로 이끄는 한 방이 없다. 개그코드만 맞으면 하드 캐리하는 라미란표 개그는 더없이 빛나지만, 그 어떤 변주나 변곡점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돌아가다 끝난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웃기는 영화이며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재방이 아니다. 그래서 동의어 반복이 주는 식상함과 허술한 플롯은 큰 흠으로 작용한다. 

영화 제작 환경이 개봉성적 외에도 OTT와 같은 부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요즘은 어지간하면 시리즈로 만드는 분위기인데, 어쩌면 <정직한 후보3>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는 변화 발전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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