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사춘기 대 갱년기

 

『사춘기 대 갱년기』제승은 글 / 개암나무 / 2020
『사춘기 대 갱년기』제승은 글 / 개암나무 / 2020

[뉴스사천=황다솔 삼천포도서관 사서] 꼭 갱년기나 사춘기가 아니더라도 매일 얼굴을 보는 가족 사이에는 다양한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호르몬 변화가 더해진 갱년기와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가족들은 사소한 걸로도 갈등이 심해지기 마련이다.

이 책에 나온 “사춘기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가는 시기잖아. 갱년기는 자기 자신에게 엄마 노릇을 시작하는 시기래”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사춘기를 통해 한층 성장하고 어른들은 갱년기를 통해 그동안 소홀했던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가족의 변화를 마주하게 되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 책은 한 모녀의 갈등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12살, 세상을 아는 나이가 된 주인공 루나에게 무시무시한 ‘그분’이 찾아왔다. 바로 사춘기이다. 루나는 온갖 일에 짜증을 내고 모든 일은 엄마 탓으로 돌리기 시작한다. 옷에 케첩이 튄 것도, 늦잠 잔 것도, 심지어 이어달리기에서 진 것까지도! 이런 변화와 함께 첫사랑도 찾아왔다. 상대는 방학 동안 훌쩍 자란 같은 반 친구 김수호! 과연 루나는 첫사랑을 쟁취할 수 있을까? 

친구들 엄마 중에 나이가 제일 많아 대장이 된 루나 엄마에게도 호르몬의 변화로 무시무시한 ‘그분’이 찾아왔다. 바로 갱년기이다. 루나에게 모든 걸 다해주며 헌신적이었던 엄마는 시도 때도 없이 덥다며 선풍기를 끼고 살고, 툭하면 성질을 부린다. 심지어 밥도 대충 차려 주고, 외출도 잦아졌다. 우리 엄마가 왜 이렇게 변한 걸까?! 

이 책은 아이들과 부모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사춘기와 갱년기의 변화를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사춘기와 갱년기를 겪지 않은 사람들도, 이미 겪은 사람들도 루나와 엄마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대화를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가장 가까운 사이인 가족을 더욱 존중하고 이해하며 소중하게 여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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