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장애인 건강 걷기대회’ 열려
시민 600여 명, 무지개 해안도로 걸으며 사천만 풍경 만끽
“누군가의 불편함에 무관심하지 않았으면”…바람도 가득

17일 오후, ‘제1회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장애인 건강 걷기대회’가 열렸다. 사천 지역의 여러 장애인 돌봄 기관의 장애인들과 활동지원사, 자원봉사자들 600여 명이 참여했다.
17일 오후, ‘제1회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장애인 건강 걷기대회’가 열렸다. 사천 지역의 여러 장애인 돌봄 기관의 장애인들과 활동지원사, 자원봉사자들 600여 명이 참여했다.

[뉴스사천=심다온 기자] 11월 17일, 늦가을 오후 햇살과 사천만 바다를 옆에 끼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짝을 지어 ‘마음 놓고’ 무지개 해안도로를 누볐다.

‘제1회 비장애인과 함께하는 장애인 건강 걷기대회’가 있었던 이날, 무지개 해안도로에는 휠체어가 오르지 못할 턱도, 위험천만한 차도도 없었다. 점자 보도블록도 이동권을 위한 ‘비용’에 대한 고민도 필요 없었다. 걸음이 조금 더딘 이들과 이들의 손을 붙잡고 함께 속도를 늦춘 사람들 모두 평평한 길을 함께 걸었다. 휠체어에 앉아서도 할 수 있는 준비 체조에서부터 건강검진권, 공기청정기, TV 등 상품까지 배려와 설렘이 가득했다.

장애아동을 전문으로 돌보는 꿈피오 어린이집의 한 교사는 “우리 아이들은 발달장애부터 자폐, 뇌병변 등 장애가 있어서, 안전 문제로 바깥 활동이 어려우니 매일 짧게 산책만 해요. 오늘처럼 이렇게 밖에 나와서 같이 어울려 걸으니까 기쁘고 좋네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시민은 사천 지역의 장애인 돌봄 기관과 사천시장애인체육회 등 여러 기관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까지 600여 명. 대회 출발지였던 거북선마을 해안공원이 붐볐다. 총 1.5km 왕복 구간을 걷는 동안, 딸아이의 손발이 되어준 아버지, 서영석 씨의 얼굴에도 미소가 넘쳤다.

올해 열세 살, 서자빈 양과 아버지 서영석 씨는 이번 걷기대회 참여를 위해 운동치료를 뒤로 하고 달려왔다.
올해 열세 살, 서자빈 양과 아버지 서영석 씨는 이번 걷기대회 참여를 위해 운동치료를 뒤로 하고 달려왔다.

삼천포에 사는 서 씨는 “우리 애기가 지적뇌병변을 갖고 있는데, 오늘 모처럼 밖에서 즐거운 행사에 참여하려고 운동치료도 빠지고 여기에 왔어요”라며 “일반인을 위한 행사 외에 이렇게 장애인과 함께 하는 행사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장애인들이 생활에 대한 활력도 얻고 공감대도 만들 수 있고, 무엇보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폭넓어지지 않을까요”라고 덧붙였다.

서 씨는 또 “경제적인 부분도 문제지만, 부모로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세상의 무관심이죠. 장애인 주차 공간에 차를 대거나 물건을 놔두거나 하는 경우를 보면 휠체어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불편함에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반환점을 돌아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길에 꿈피오 어린이집의 또 다른 교사를 마주쳤다. 그는 “아이들이 차별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면 좋겠어요. 장애인, 비장애인 나누지 않고 다 같이 도우면서 사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말했다.

“함께 걸으면서 속에 있는 말씀 다 하세요”라고 이번 대회 개회사를 마쳤던 박동식 사천시장의 독려가 이들의 바람에 힘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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