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유전자는 아직 자연의 숲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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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전자는 아직 자연의 숲에 머물러 있다
  • 최재길 시민기자
  • 승인 2022.11.22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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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야화(野生野話)] ⑪ 항공우주테마공원
항공우주테마공원엔 단풍이 한창이다. 메타세콰이아, 이나무, 먼나무, 가시나무 등 수종도 다양하다.
항공우주테마공원엔 단풍이 한창이다. 메타세콰이아, 이나무, 먼나무, 가시나무 등 수종도 다양하다.

[뉴스사천=최재길 시민기자] 항공우주테마공원은 산림청 녹색사업으로 만든 나눔의 숲이다. 축구 등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시민들이 즐겨 찾는 시민공원이 되었다. 정동면 예수리에 있다. 인공의 도시가 확장될수록 공원의 기능과 중요성은 커진다. 우리의 유전자는 아직도 자연의 숲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원에 즐겨 심는 조경수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조경수는 어딘가 뛰어난 매력이 하나 이상 있어야 한다. 소나무처럼 거부할 수 없는 상징성을 지니든지, 생김새에 아름다운 품위가 있든지, 꽃이나 열매가 눈에 띄게 예쁘고 오래 가든지, 단풍이 곱든지, 가지가 전정에 순응하든지, 기능적인 쓰임새가 있든지. 공원에 나가 조경수를 마주하면 이런 기준으로 살펴보는 재미가 있겠다. 조경수 집안의 존재 이유를 읽어낼 수 있을 테니까. 그러고 보니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존재 이유를 지닌다. 

가시나무 열매
가시나무 열매

가시나무는 상록성 참나무로 남부지방에서 조경수로 인기가 높다. 무성한 잎이 항상 속을 가리고 있어 새들의 놀이터 겸 요새가 된다. 그래서 바람을 막는 방풍림으로도 훌륭하다. 먼나무 역시 남부지방 해안가에서 자라는 상록성 나무다. 한겨울에도 매달린 붉은 열매가 눈길을 끈다. 공원에 딱 두 그루 있는 이나무도 붉은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주저리를 이룬다. 잎이 모두 떨어진 나목에서 피어나는 붉은 정열은 먼나무와 다른 매력을 준다. 먼나무나 이나무는 이름이 참 재미있게 생겼다. “이나무 저나무 먼나무!” “이나무가 먼나무래요?” 이래서는 도무지 이름을 알 수 없겠다.

이나무 열매
이나무 열매
먼나무 열매
먼나무 열매

메타세쿼이아는 은행나무처럼 살아있는 화석식물이다. 오직 한 종만 고아처럼 살아남아 친척이 하나도 없다. 두 나무는 침엽수에 속하는 겉씨식물이지만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진다. 메타세쿼이아는 1941년 양쯔강 상류에서 처음 발견됐다. 그동안 화석으로만 발견되었던 이 희귀한 나무는 1946년 학계에 발표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그 뒤로 세계적인 조경수가 되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
메타세쿼이아 나무

역시 중국이 고향인 은행나무도 양쯔강 하류 천목산에 희귀하게 살아있다고 한다. 은행나무는 갑자기 스타덤에 오른 메타세쿼이아와 달리 오래도록 유명세를 지켜온 슈퍼스타급이다. 천 년 전에 이미 은행(銀杏)이란 이름으로 불렸단다. 은행나무는 극동아시아 지역 인류문화에 자신의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다. 공자가 제자를 가르쳤던 행단(杏壇)의 유래와 연결되면서 우리 유교문화의 총애를 받는 나무가 되었다. 서원이나 향교에 어김없이 심은 이유다. 

대왕참나무
대왕참나무

대왕참나무, 서양산딸나무, 미국풍나무는 요즘 도시공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조경수다. 대왕참나무는 핀오크라 하는데 북미가 고향이다. 단풍이 수수한 우리 참나무와 달리 붉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갈색으로 물드는 탄닌보다 안토시안 계열의 색소가 많은가보다. 굵은 골이 파이는 낯선 잎끝에는 우리 굴참나무처럼 가시가 나와 있다.

미국풍나무
미국풍나무

미국풍나무는 커다란 다섯 장의 손바닥 잎으로 붉거나 노랗게 물이 든다. 늦가을 단풍잎이 절반쯤 남아서 코르크를 매단 가지와 엉성한 조화를 이루면 공원의 운치를 더한다. 이름에 풍(楓)자를 넣어서 단풍을 강조하고 있지만, 단풍나뭇과가 아닌 조록나뭇과의 집안이다. 어쨌거나 단풍이 고와 조경수 집안으로 모셔온 것 같다.

단풍나무
단풍나무

우리가 단풍 구경하는 단풍의 원조는 역시 단풍나무다. 조경수로 인기 높은 영산홍이나 왕벚나무처럼 일본에서 들어온 개량품종이다. 단풍나무를 야생에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우리 산에서 만나는 자생의 단풍은 주로 당단풍이다. 

우리의 오감을 즐겁게 하는 조경수들은 삭막한 도심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감성의 온기를 채운 공원은 시민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공공의 쉼터가 된다.
 
식물 문화 연구가이자 산림 치유 지도사인 최재길 시민기자는 사남면 죽천 사람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오랫동안 머물다 최근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사천의 곳곳을 걸으며 만나는 풀과 나무, 숲 따위를 이곳 ‘야생야화(野生野話)’에서 소개한다. 때로는 그의 추억이나 재미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야생야화(野生野話)’ 소개 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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