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섭 시인.
송창섭 시인.

[뉴스사천=송창섭 시인]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교육에 대한 관심도는 단연 으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미래의 어떤 삶을 꿈꾸느냐 하는 문제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무척 중요한 선택 영역입니다. 학부모들이 교육 특히 입시 제도의 변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교육 관련 제도가 자녀들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2019년 11월 정부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이란 명분을 내세워 대학 입시에서 정시 모집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합니다. 오로지 수능 시험만 잘 보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할 수 있다는 확실한 대입 보험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오지선다형이라는 고루하고 제한적인 틀 안에 학생들의 무궁무진한 창의적 사고를 가두는 안타까운 방식이 더욱 탄력을 받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조국 사태’라고 불리는 사건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특히 그의 딸이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할 때 성적이 아닌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의한 것이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수시 모집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강한 의구심과 반발 여론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학생들의 다양한 소양과 잠재적 가능성을 확장 평가하며 선발해 오던 수시 모집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면서 위축되었습니다. 수능에 초점을 맞춘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행보는 교육 현장의 건전성을 뒤흔들기 시작했습니다. 공교육의 균열 현상이 교육 파탄으로 이어지는 조짐이었습니다.

내신 성적 1등급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포기하고 자퇴하여 학원을 찾습니다. 오지선다형에 걸맞는 공부만 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들은 수능 시험에 없는 과목은 구태여 공부할 필요가 없으며, 수행 평가로 인한 시간 낭비의 어리석음을 밟지 않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습니다. 정부와 일부 학부모들의 왜곡된 시각이 학생들을 성적 지상주의로 내모는 꼴이 되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입시생 비율에서 재수생과 검정고시생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인구 급감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선을 겨우 유지하는 상황에서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 개선하기보다는 단순한 줄 세우기 성적만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는 것은 공교육을 파행으로 내몰겠다는 의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새로 바뀐 교육부 수장이 자신의 임기 내에 교육 개혁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교사 양성 기관도 전문대학원화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교육백년지대계란 말이 이토록 무색하게 들린 적이 없습니다. 서두르다가 채 차리지 못한 밥상 걷어차는 꼴이 되지나 않을까 근심부터 듭니다. 

교육 현장의 모든 것이 긍정적이고 모범적이라 말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집단이고 어떤 제도고 문제는 있기 마련입니다. 교육 운운하면서 최일선에서 수고하는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교육의 산고를 책임지려 하겠습니까. 현재 우리의 교육 제도가 비뚤어져서 정상화 길을 찾아야 한다면, 무엇보다 수십 년 동안 대학 입시에 종속된 초중고 교육을 해방시키는 데에서부터 움트기를 해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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