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병주 발행인.
하병주 발행인.

[뉴스사천=하병주 발행인] 2022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사람들의 마음을 뭉치게도 하고 가르기도 했던 한 해입니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품었던 마음과 뱉었던 각오를 곱씹으며, 1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의 위치를 잘 헤아려야겠습니다.

<뉴스사천>은 새해를 열며 ‘새해에 주목해야 할 이야기’를 몇 가지 꼽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남강댐의 사천만 방류 문제 대응’이었지요. 50여 년 전에 남강댐이 ‘사천만 인공 방류구’라는 것을 달고 태어날 때만 해도 미처 짐작하지 못했던 미래의 재앙. 그 재앙이 현실로 닥치고서야 깨달았지만, 이를 바로잡는 일은 매우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요, 설상가상이란 표현이 어울릴까요? 기상이변으로 더 큰 홍수가 잦을 것으로 판단한 정부가 사천만 쪽 방류구를 키워서 더 많은 물을 내려보내겠노라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사천시민들이 발끈하니까, 그제야 머리를 맞대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이때가 지난해 말이었지요. 따라서 올해는 그 약속의 결과물을 가져와야 할 중요한 시기였던 셈입니다.

그렇게 맞은 2022년! 그러나 ‘남강댐 사천만 방류 문제 대응’의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갔습니다. 대형 정치 이벤트가 있는 탓이 컸습니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인 4월 5일에 이르러 ‘남강댐 상생협력 민관협의체’가 구성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여기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 경상남도와 사천시, 시민단체 대표와 어민 대표들이 참여해, 그 면면만으론 민관협의기구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갈 길은 멉니다. 남강댐 방류 문제 대응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방류 피해를 예측하고 대책을 세우는 일입니다. 대책을 벗어나는 범위에는 국가 차원의 우선 지원책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연구 용역이 선행되어야 하는데도, 아직 시작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10억 원의 예산으로 연구 용역을 공고했지만, 관심을 두는 업체가 없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입니다. 과업의 범위가 너무 넓어 용역 업체로선 연구가 버거울 것이란 이야기가 들리지만, 또 다른 꿍꿍이가 깔려 있는 건 아닌지 괜한 의심도 하게 됩니다. 부디 바르고 정직한 연구 결과가 빨리 나오길 바라겠습니다.

행여나 민관협의체에 참여한 민간 위원들 사이에는 이견이 생겨선 안 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26일에 있었던 <‘남강댐 물 사천만 방류’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에서 하나로 모아졌던 뜻은 ‘미래의 문제 대응과 해결’이었습니다. 이는 과거에 일어난 피해에는 지금의 법과 제도로선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 까닭입니다. 당시 ‘과거 문제 대응’과 ‘미래 문제 대응’ 두 방향으로 문제를 따로 풀자고 결론 지은 것도 그런 이유였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에 답답한 마음만 드는 것은 아닙니다. 사천시와 사천시의회가 연말에 이르면서 남강댐 문제 대응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강댐 관련 범시민대책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만들어 민간기구인 남강댐 범시민대책위의 활동 지원 근거를 만들었고, 그에 따른 위원회가 최근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다만, 시에서 지원한다는 이유로 시가 좌지우지 하기보다는 민간기구 본연의 자율성을 잘 살려서, 사천시와 시민들의 공동의 권리와 이익을 잘 찾는 일에 매진해주길 바랍니다.

뉴스사천 독자 여러분, 올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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