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타이타닉

영화 '타이타닉' 홍보물
영화 '타이타닉'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다양한 매체에서 수없이 소비되는 통에 보지 않아도 다 본 것 같은 영화 <타이타닉>이 25주년을 맞아 재개봉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11관왕을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면서도, 2023년 기준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3위에 물가상승률 환산 순위로는 부동의 1위로 흥행까지 성공한 영화다. 무려 25년 전의 작품이 과연 괜찮을까 싶은데, 어라 이거 웬걸? 커다란 스크린으로 봤던 그 시절의 감동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재개봉작은 일반적인 2K보다 네 배나 선명한 4K로 디지털 리마스터링한데다 3D까지 입혔다. 다만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같은 감독의 작품이라고 해도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현재와 기술력의 차이가 꽤 나는 편이다. <아바타 2: 물의 길>과 비교하기에는 현저히 기술 수준차가 느껴지지만, 그 모든 것을 극복하는 것이 감동의 깊이다. 그래봐야 청춘 남녀의 로맨스라고 비하할 법도 한데, 20세기 최악의 비극을 배경으로 나름 시대적 상황과 계급 갈등까지 빼곡히 망라하고 있다. 촌스럽지 않게, 감동적으로 말이다. 

이제는 케케묵은 농담이 되어버린 할리우드 속설 중에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모두 망한다는 소리가 있었다. <타이타닉>은 이런 편견과 상식을 한꺼번에 허물어뜨리고 블록버스터 영화의 새로운 전형을 세웠다.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을 대형 스크린으로 다시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축복에 가깝다. 그것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전매특허처럼 느껴지는 3D이니, 현실감과 충격은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시간의 샘에서 25년 숙성된 망각을 마시고 마치 처음 보는 듯한 느낌으로 새롭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블록버스터가 주는 맥시멈의 쾌감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커다란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자. 픽션을 가미한 역사적인 사건이어서 뒷이야기가 넘친다. 역대급으로 흥행한 영화이기에 알려진 제작 후문도 엄청나게 공개되었다. 공부하듯 살펴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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