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스타피시

『스타피시』리사 핍스 저 / 강나은 역/ 아르테 / 2022
『스타피시』리사 핍스 저 / 강나은 역/ 아르테 / 2022

[뉴스사천=황다솔 삼천포도서관 사서] 커다랗든 작든 본인의 몸과 얼굴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거의 없지 않을까. 엄마의 “신생아실에서 다른 아기들은 다 빨갛고 쪼글쪼글한데 너는 하얗고, 통통하니 한 3개월 된 애처럼 누워있었다.”라는 말처럼 나는 내가 기억도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조금 커다란 아이였다.

커다란 아이로 살며, 모르는 사람이 무심코 던진 말부터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말까지 수없이 많은 말들이 나에게 낸 상처들을 기억한다. 과거의 나를 비롯해 몸에 관한 억압 때문에 받은 상처가 있는 사람들(아마 전부가 아닐까)에게 위로가 될 책을 소개한다.

주인공 엘리는 수영을 좋아하고 마음이 따스한, 커다랗고 아름다운 아이다. 커다란 아이는 필연적으로 남의 눈을 신경쓰기 마련이고, 하나부터 열까지 살과 연관지어 통제하는 엄마가 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물론 엘리에게는 진짜 자신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친구와 아빠가 있지만, 학교에서 뚱뚱하다는 이유로 괴롭히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는 등 점점 마음의 상처가 커져간다. 엄마와의 갈등이 깊어질 무렵 정신과 의사인 우드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엘리는 우드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맞서기로 결심한다.

우리는 전신 거울 앞에서 자기 자신을 비추어보며 하나하나 평가하고, 더 나아가 남의 몸과 얼굴도 쉽게 평가하곤 한다. 그런 평가들은 결국 다시 돌아와 자기 자신을 상처입히고, 사랑하는 걸 막는다.

이 소설은 시의 형식을 빌려 이야기를 풀어낸 운문소설로, 짧은 호흡으로 주인공의 감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채로 완벽한”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엘리를 보며, 우리 모두를 그 자체로 사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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